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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통령실, ‘바이든’만 아니면 되고 ‘이 ⅩⅩ’는 상관 없다?

등록 2022-09-27 10:15수정 2022-09-27 22:42

이재명 부대변인 “언론이 동맹 훼손 시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나온 ‘비속어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본질은 그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최우방 동맹국을 폄훼했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기정사실화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확실치도 않은데, 언론이 최초 보도에서 ‘미국 의회’, ‘바이든’이란 표현을 사용했다며 ‘언론 책임’을 거듭 부각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2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 일부 언론에서 비속어 논란으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비속어가 이 논란의 본질이라면 대통령이 유감 표명이든 그 이상이든 주저할 이유도 없고 주저해서도 안 된다”면서도 “저희가 심각성을 갖고 있는 건 비속어 논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국익을 위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하는 그런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우리의 최우방 동맹국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기정사실화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되지 않은 단어로 국민들이 오해하게 만들고, 국제 사회에서 그것을 오해하게 만드는 건 굉장한 동맹 훼손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도 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해당 보도에 대해 “과연 저널리즘의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인가, 중립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인가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그런 점에서 저희가 문제 제기를 했다”고 했다.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는 윤 대통령의 전날 발언 기조를 재확인하며, 논란의 책임을 언론 쪽으로 돌린 것이다.

이 부대변인은 또 ‘대통령께서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과 다르다는 것에) ‘이 xx’까지 포함되드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가장 중요한 건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마치 국제사회에서 동맹국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기정사실화된 부분”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즉답을 피했다. 진행자가 ‘대통령실에서 이 xx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거듭 묻자 “지금 본질은 그것이 아니고 (대통령의 발언이) 과연 어떤 의도나 맥락에서 이뤄졌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라며 “그 과정을 국민이 이해한 다음에 다른 문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설명해 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욕설과 비속어가 섞인 윤 대통령의 발언에 ‘바이든’이란 말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실에서) 바이든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한 여러 작업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연히 국민들은 궁금해할 테고, 어떤 문맥에서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알고자 할 것”이라며 “그럴 때 가장 근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것들을 여러 외부전문가를 통해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반대로 얘기해 언론도 그 단어가 어떤 단어인지를 확정해나가는 과정이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런 과정 없이 저희들에게 확인도 없이 대통령의 발언이 기정사실화돼 자막화 되고 그것이 무한 반복된 게 문제”라고 언론 쪽에 거듭 화살을 돌렸다.

이 부대변인은 해당 보도들을 “한-미동맹 훼손 시도”라고 규정했다. 또 진행자가 전날 윤 대통령이 “동맹을 훼손한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미국의 입장을 전달받은 것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조태용 주미대사께서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문제 없다’는 답을 들었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며 “훼손 시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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