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7월 2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 만나 현안 관련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 취임 뒤 처음으로 비서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회를 열었다. 대통령실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측근 인사에 대한 인적 쇄신 뒤 김 실장이 기강잡기에 나선 것이다.
김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1층 대강당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40여분 간 비서실 직원 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비서실장과의 대화’라는 이름의 아침회의를 주재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20~30분 동안의 들머리 발언을 통해 “여러분 모두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 실장은 또 “국정 운영에 사명감을 갖고 임해달라”며 “눈에 보이는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니다. 어디서 ‘짱돌’이 날아올지 모르니 항상 철저히 리스크를 점검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는 여소야대 상황을 언급하며 “대통령실 근무가 다섯 번째인데 이렇게 여건이 나쁜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김 실장은 김영삼 정부부터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 선임행정관, 경제수석, 정책실장을 두루 거쳤다.
김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의 수장이지만 그동안 존재감은 미약했다. 윤 대통령 취임 75일 만인 지난 7월24일 처음으로 브리핑을 하면서 기자들에게 “저 누군지 아세요”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대통령실 요소요소에 윤핵관 측근들이 포진해있어서 김 실장이 비서실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결국 업무평가를 명분으로 대통령실 직원 50여명을 교체했고 그 과정에서 정치권 출신 직원들도 다수 방출됐다. 비서실 재편을 통해 윤 대통령이 김 실장에게 힘을 실어준 셈이다.
김 실장은 이날 “늘공·어공 모두 에이스끼리 모일 기회가 많지 않다. 행정관에서 수석, 장‧차관도 될 기회가 많으니 열심히 해달라”며 남은 직원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또 비서실 전체의 정무·홍보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정책기획수석의 이름을 국정기획수석으로 바꾸고, 홍보수석실 소속 국정홍보비서관을 국정기획수석실로 옮기는 등 소규모 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김 실장은 “앞으로 자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고, 김 실장의 “대한민국” 선창에 직원들이 “파이팅”이라고 화답하며 조회는 마무리됐다. 한 대통령실 직원은 “우리 모두 식구고, 다 같이 열심히 하자는 취지였다. 독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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