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국정홍보 기능을 국정기획수석실로 이관하는 등 국정 기획부터 공보까지 전 과정의 통합‧조정에 방점을 둔 소규모 개편 작업에 나섰다. ‘입학 나이 만 5살로 하향 조정’ 등 성급한 정책 추진에 따른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조처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등 여권 내부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2선 후퇴’ 모양새에 맞춰 ‘새 출발’ 분위기를 잡으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명칭·조직 개편을 담은 ‘대통령실 세부조정’을 공개하고, 1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달 신설된 정책기획수석의 명칭이 국정기획수석으로 변경되는 것 외에도, 기획비서관은 국정기획비서관으로, 연설기록비서관은 국정메시지비서관으로 이름이 바뀐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같은 개편 배경을 두고 “취임 100일을 계기로 국정 운영 기조와 국정과제 목표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정부 전 부처로 원활하게 전파되고, 상호 긴밀한 소통 속에 이행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홍보수석 산하에 있던 국정홍보비서관 또한 국정기획수석 산하로 옮겨 부처 정책 조정을 포함한 공보 업무도 일원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대변인은 “국정기획부터 공보까지 국정과제를 통합, 조정함으로써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청사진이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보수석 산하에는 홍보기획비서관과 대변인, 해외홍보비서관, 대외협력비서관, 뉴미디어비서관이 배치된다. 국민소통관장(옛 춘추관장) 명칭 또한 대외협력비서관으로 변경된다.
이 부대변인은 “출입기자들을 포함해 언론과의 소통 및 협력을 강화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대통령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의견을 세심히 살피고, 국민께 헌신하는 유능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최근 김은혜 홍보수석을 교체 투입하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신설 투입했다. 또한 업무능력과 보안사고 등을 이유로 정무수석실, 시민사회수석실 등의 일부 비서관들을 비롯해 행정관급까지 약 50명의 실무진을 교체했다. 경질된 실무진 중에는 이른바 ‘윤핵관 라인’이 다수 포함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의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책임론 속에도 유임한 최고 참모인 김대기 비서실장은 13일 오전 전직원 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하면서 정기국회와 민생위기 속 대통령실의 고삐를 조일 예정이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