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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폭발 직전 국민의힘 “지지율 10% 될 수도…컨트롤타워 있느냐”

등록 2022-08-05 05:00수정 2022-08-07 15:41

정치BAR_서영지의 오분대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의 신임장을 받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의 신임장을 받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내가 <한겨레>에다가 하소연할 줄은 몰랐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자 여권의 난맥상에 답답함을 토로하던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의 얘기다. “(여권의 수뇌부가) 우리 얘기는 안 듣는 거 같다”, “<한겨레>가 제대로 더 지적을 좀 해달라”는 주문도 이어진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런 하소연은 ‘쓴소리’를 공개적으로 할 수 없는 내부 분위기의 반영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본인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비방한 사실이 알려지고, 실제 징계로 이어지면서 ‘대통령한테 찍히면 끝장’이라는 공포는 더욱 커졌다. 한 중진 의원은 “얘기를 하면 경청하고 ‘그럴 수 있구나’ 이런 분위기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반발로 비치니 얘기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웅 의원을 제외한 89명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침묵이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다른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 탓에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도 적지 않았다.

위기를 자초하고 홀연히 휴가를 떠난 윤 대통령을 향한 불만도 다음과 같이 폭발 직전이다. 윤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을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로 갈음한 건 중국을 의식한 절충적 제스처이기도 하지만, 여당 안에서는 한·미 동맹을 무시했다는 불만도 팽배한 상황이다.

“지지율이 20%대로 폭락한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이 겸손하지 않은 데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구설’을 만들어서 일을 보탰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이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휴가를 가냐. 민생이 난리고, 코로나 확진자가 이렇게 증가하는데…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금까지 임명하지 않은 건 직무 태만이다. 대통령은 2년 뒤 총선, 5년 뒤 대선에서 평가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래선 안 된다. 국정평가는 하루하루 쌓이는 거고, 그걸 무시해선 안 된다.”(국민의힘 중진 의원)

“지금 완전 개판이다. 경제가 ‘퍼펙트 스톰’이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방한했는데 대통령은 휴가를 갔다. 동네 구멍가게 사장도 휴가갔다고 이렇게 안 한다. 지금 대통령실과 여당에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있냐. 미국 현직 하원의장이 25년 만에 대만을 방문했는데 우리는 휴가 갔다고 대통령이 만나지도 않았다. 지금까지 왜 한미 동맹을 그렇게 외쳤나. 대통령실은 한 번 쓴 사람 계속 쓴다는 영웅의식에 빠져 있지 말고, 제대로 된 군기반장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지율 10%도 곧 온다.”(국민의힘 당직자)

윤석열 대통령은 휴가 중인 3일 대학로를 찾아 연극을 관람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휴가 중인 3일 대학로를 찾아 연극을 관람했다. 대통령실 제공.

하지만 대통령실은 여론을 읽지 못하고 여전히 민심과 동떨어진 소리를 하고 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와이티엔>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의 이상민(행정안전부), 박순애(교육부) 장관 교체 주장에 대해 “그분들이, 야당이 싫어하는 개혁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냐”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와 인연이 있는 건설업체가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에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관저나 지난번에 나왔던 사적 채용 등은 대통령실의 특수성, 보안, 국정철학 등 이런 부분과 함께 맞물려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 측면만 보고 ‘사적인 인연 때문’이라고 보는 건 일방적 프레임 공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아전인수식 해석’에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이렇게 말한다. “윤 대통령이 강조해 온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의 잣대가 본인에게는 관대하다. 검찰 내부에선 ‘엄격한 칼잡이’였지만 지금은 법과 원칙을 본인에게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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