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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감사원 실세’ 유병호, 국감장에서 휴대폰 꺼내지도 않았다

등록 2022-10-12 05:00수정 2022-10-12 20:20

정치바BAR_서영지의 오분대기
최재해 감사원장(왼쪽)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해 감사원장(왼쪽)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인사하러 온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최 원장은 “각오하고 왔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실제 이날 유 사무총장을 대상으로, 그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을 집요하게 추궁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실과 감사원이 업무상 주고받을 만한 메시지’라고 옹호에 나섰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일거수일투족이 관심 대상이었다. 오전 9시47분께 유 사무총장이 최 원장과 함께 국정감사장에 들어서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유 사무총장이 안경테를 만지거나 최 원장만 바라봐도 플래시는 계속해서 터졌다.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을 의식한 듯 유 사무총장은 국정감사에서 휴대전화를 아예 꺼내지 않았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게 포착돼 입길에 올랐다.

최 원장도 유 사무총장을 부쩍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최 원장은 감사 도중 유 사무총장이 직원과 얘기를 주고받자 소리가 새어나갈까 봐 직접 손으로 유 사무총장의 마이크를 가리기도 했다. 또 유 사무총장이 답변을 버벅거리면 최 원장이 대신 사실관계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유 사무총장은 또 평소보다 발언과 태도를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 사무총장 자녀들의 원전 기업 주식 보유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 유 사무총장은 할 말이 있는 듯 마이크를 만지작거리다가 발언은 하지 않았다. 또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유 사무총장의 답변이 ‘오락가락’한다고 따지자 “말이 헛나갔다. 물도 못 마시고 의원님 말씀 신경쓰고 있다. 정정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감사원 직원은 유 사무총장에게 물을 전달했다. 유 사무총장은 국정감사 쉬는 시간에는 직원들과 본인의 발언 부분을 확인하기도 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이날 국감은 여야의 거센 신경전 속에 자정에 마무리됐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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