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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석열, 정호영과 “40년 지기 아니다”…뒤늦게 ‘거리두기’

등록 2022-04-19 18:07수정 2022-04-20 08:17

정호영은 “40년 한결같은 친구”
배현진 대변인 “잘못된 사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감싸기가 두 사람의 오랜 친분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자 윤 당선자 쪽이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자녀 의대 편입과 아들의 병역 판정 변경 의혹 등에 휩싸인 정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요구가 터져나오고, 공정을 앞세운 윤 당선자가 ‘내로남불’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뒤늦게 거리두기에 나선 모양새다.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1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례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가 당선자의 친구여서 (사퇴 여부를 놓고) 당선자의 고민이 신중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분은 각자 서울·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검사·의사로 각자 아주 바쁜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온 분들”이라며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고 답했다. 활동 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오래된 지기’라는 건 틀린 표현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 후보자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깜짝 발탁’ 된 뒤 언론이 두 사람의 관계를 ‘40년 지기’로 표현한 건 정 후보자 본인의 설명에 따른 것이다. ‘3·9 대선’ 직후인 지난달 11일 <영남일보>를 보면, 정 후보자는 윤 당선자를 두고 “40년을 한결같은 친구”라며 “어릴 적부터 식사라도 할 때면 늘 먼저 계산을 하려 했다. (초임 검사 시절) 공무원 봉급을 받아가면서도 주변에는 아낌없이 베풀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3월11일치 <영남일보> 4면 기사
3월11일치 <영남일보> 4면 기사
정치권에서도 윤 당선자와 정 후보자는 40년이 넘은 친구 사이라고 얘기한다. 윤 당선자는 대학 시절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박아무개씨의 소개로 정 후보자를 알게 됐다. 같은 대구 출신 변호사와 의사 집인 아들이었던 박씨와 정 후보자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고 박씨가 윤 당선자와 경북대를 다니던 정 후보자를 이어주면서 세 사람은 친한 ‘술친구’가 됐다는 것이다. 박씨는 대학 졸업 뒤 윤 당선자처럼 1991년 늦깎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윤 당선자가 초임 검사로 대구지검에 부임한 1994년 대구에서 변호사로 개업했다.

윤 당선자는 지난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자 “복지 문제는 (경북대)병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했으니 잘 해결될 것”이라며 정 후보자 발탁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과 아들 병역 의혹 등이 쏟아지고 ‘당선자와 친분 때문에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정 후보자 본인이 강조한 ‘40년 지기’ 친분을 윤 당선자 쪽이 뒤늦게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윤 당선자의 ‘정 후보자 감싸기’ 기조는 큰 변화가 없다. 배현진 대변인은 “정호영 후보자에 대한 말씀은, 정확한 자료 가지고 소명할 시간은 국회 청문회장이기 때문에 그 자리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며 청문회 전에 사퇴는 없다는 기존 방침을 되풀이했다. 다만 배 대변인은 “(윤 당선자가) 법적인 책임을 넘어서 도덕성까지 더 한 차원 높은 차원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안이 혹시 있나 없나에 대해 언론·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며 상황 변화 여지는 열어뒀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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