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 재직 전후로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딸과 아들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두 자녀 모두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력이 확인되고 아들은 학부생 자격으로 전자공학회 논문 두 편의 공동저자로 등재돼 ‘아빠 찬스’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또한 아들은 한 학기에 19학점 수업을 들으면서 매주 40시간의 연구원 활동을 했다고 밝혀 경력 부풀리기라는 지적도 있다.
14일 김원이·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전형 심사 기록을 보면,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정 후보자의 딸·아들은 모두 편입 전에 경북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딸은 2016년 1월11~15일, 7월25~29일, 아들은 2015년 1월19~23일, 2016년 1월11~15일과 7월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등 자원봉사활동을 했다고 편입 전형에 적었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을 맡고 있었다. 2017~2018년 경북대 의대 편입 요강을 보면 “자기기술서 및 증빙서류에 근거하여 전공교육 성취도, 의학적성 및 발전가능성, 전공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며 “봉사자 혹은 리더로서 활동과 경력”을 서류면접 중 전공소양평가 기준에 포함했다.
또 정 후보자의 아들 정씨는 ‘자기기술서’에 2015년 8월1일~2016년 4월1일, 2015년 8월1일~2016년 8월1일까지 두 차례 전자공학회 학술 논문에 참여했다고 적었다. 그는 두 편의 논문에 참여한 유일한 학부생이었고, 나머지 공동저자들은 석·박사급 연구원이었다. 당시 정씨와 함께 논문을 작성한 공저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학부 연수생 제도가 있어서 3~4학년 학생들이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준다. 보통 1년에 10명씩 받았다”며 “논문에 이름을 올리는 학부생은 손에 꼽힌다. 그만큼 정씨가 성실하고 똑똑했다”고 말했다. 다만 “논문 작성보다 관련 자료 검색·번역·편집 및 작성 논문 에디팅을 주로 했다”고 했다. 그는 “정 후보자와는 개인적으로 전혀 모른다”고 덧붙였다. 정씨의 논문 경력 역시 경북대 의대 편입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편입 요강을 보면, 서류전형 평가 항목에 ‘교육과정 이외에 교육, 연구 등에 대한 활동’이 포함돼 있다.
또 정씨는 자기기술서 경력사항으로 ‘경북대 유(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연구센터’에서 2015년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매주 40시간씩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인 2015학년도 2학기에 경북대 전자공학부에서 19학점 수업을 수강 중인 상태였다. 겨울방학이 보통 12월 중순부터라는 점을 고려해도 최소 19시간 수업을 들으며 3개월 동안 주 40시간 연구원 활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정씨는 해당 학기 수강 과목은 학업 부담이 큰 전자공학과 전공수업으로 들었음에도, 높은 학점으로 성적 우수 장학금도 받았다. 정씨가 학생연구원 경력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정 후보자는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논란과 관련해 “특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설명자료를 내어 경북대병원 자원봉사와 관련해서는 병원의 사회사업실을 통해 “누구나 상시로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아들의 논문 두 편 참여는 의과대학이 아닌 공과대학의 전공 관련으로 절차상 부당한 과정이 없었다고 했다.
배지현 심우삼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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