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뉴욕/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시기·장소 확정을 남겨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며 종전선언은 빠를수록 좋다는 공감대가 관련국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언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음 정상회담 때 종전선언에 서명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종전선언에 대해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때 충분한 논의를 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예정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논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 회담의 결과로 종전선언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과 북한 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빠른 시기에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대체로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쪽의 진전된 비핵화 조처를 디딤돌 삼아 2차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려낸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대한 관련국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힘에 따라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의 종전선언 추진에 얼마나 가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서는 “연내에 (개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돌아온 직후 서울 프레스센터에 들러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던 문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종전선언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에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유엔사의 지위가 흔들리거나 주한미군이 철수 압박을 받으리라는 의심도 일부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며 “정전협정만 체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채 정전 상태로 65년이 흘렀다. 이제라도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전쟁을 종료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종전선언)이 평화협정이 되려면 다시 평화협상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는 정전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그래서 유엔사나 주한미군의 지위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 조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제 문제는 북한이 어느 정도 진지한 핵 폐기 조치를 취할 경우 그 이후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어느 정도 속도 있게 해 주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속도 있는 상응 조치를 취해 준다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보다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상응 조치라는 게 반드시 제재완화 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고 인도적인 지원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예술단 교류 같은 비정치적인 교류를 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면 미국 측에 장기간의 참관이 필요할 텐데 이를 위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면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미국 의지도 보여주면서 참관단이 머물며 활동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라 주한미군의 주둔 문제에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한미군은 전적으로 한미동맹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평화협정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주한미군은 대북 억지력으로도 큰 역할을 하지만,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만들어내는 균형자 역할을 한다.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에도, 심지어 남북이 통일된 후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폭스뉴스> 브랫 베이어와 인터뷰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뉴욕/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아래는 <폭스뉴스> 인터뷰 전문이다.
-대통령님은 수 주 내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하고 계신지요?
=예. 저는 이번에 평양을 방문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아주 좋은 회담을 가졌습니다. 그 회담 속에는 비핵화 문제에 관해서도 보다 진전된 합의가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께서는 평양 정상회담의 결과를 아주 축하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조기에 만나겠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연내로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네, 연내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실제적인 비핵화 조치가 이루어지기 전에 너무 많은 것을 북한에 양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몇 번의 비핵화 합의가 실패를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의 비핵화에 관해서도 회의적인 분들이 많이 있고, 과연 북한이 약속을 이행할 것인가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비핵화 합의는 과거의 비핵화 합의와 전혀 다릅니다. 과거의 비핵화 합의는 6자회담 등 실무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그런 합의였기 때문에 언제든지 쉽게 깨어질 수 있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비핵화 합의는 사상 최초로 미국의 대통령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만나서 정상회담을 통해서 합의하고, 전세계에 약속한 것입니다. 그 책임감과 구속력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함께 합의했습니다. 그래서 이 3명의 정상이 전세계 앞에 천명했던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믿고, 또 세 사람 모두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합니다. 이해관계도 같습니다. 북한은 비핵화가 완료돼야만 경제 제재가 완화돼서 어려운 북한 경제를 살릴 수가 있고, 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 비핵화가 완료되어야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했던 북한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아주 위대한 업적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로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돼서 경제 제재가 풀려야만 남북 간에 본격적인 경제 협력이 가능하고, 그것은 역시 또 어려움에 놓여 있는 우리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이번의 비핵화 합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우선순위를 두고 계신 것은 통일입니까, 아니면 비핵화입니까?
=제가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평화입니다. 이 평화가 먼저 이루어지면 남북 간에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고, 그것은 경제 협력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러면 한국 경제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넘어서서 러시아, 중국, 유럽까지 북방경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평화가 굳어지면 어느 순간엔가 통일도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그 평화의 선결조건이 비핵화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북 간에 완전한 평화구축을 위해서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해야 됩니다.
-대통령님께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묘사하시겠습니까?
=트럼프 대통령님과는 제가 작년 5월에 취임한 이후에 일곱 번의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스무 번 가까운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친구 이상의 관계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완벽한 신뢰관계가 형성됐습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룩한 업적을 우리가 생각하자면 작년 11월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9개월 동안 이룬 변화를 보시면 됩니다. 작년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연설과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하게 될 연설을 비교해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알 수가 있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북한은 일체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유일한 핵실험장이기 때문에 그것은 북한이 이제는 두 번 다시 핵실험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미국의 참관 하에 폐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폐기가 이루어지면 북한은 다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도발을 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는 일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더 나아가서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준다면 영변의 핵기지를 폐기하는 등 추가적인 핵 폐기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렇게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 모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대화를 통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아주 큰 결단을 내려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이 엄청난 변화, 70년간의 북미 간의 역사 속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북미정상회담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대한 결단의 덕이라고 생각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말 찬사를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떤 인물인지요? 김 위원장이 정말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핵보유라는 것이 북한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기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싶다는 희망을 여러 차례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바라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거듭된 핵과 미사일 도발 때문에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김 위원장과 보다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고, 또 그와 함께 김 위원장의 회담 모습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TV 생중계를 통해서 우리 일반 국민들이나 전세계의 사람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많은 세계인들이 저의 평가에 동의하리라고 믿습니다. 김 위원장은 젊지만 아주 솔직 담백한 인물이고, 비핵화에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 위원장은 이제 핵을 버리고, 그 대신 경제 발전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을 더 잘살게 하겠다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핵화를 이룬 후에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2021년 내로 이룬다는 목표가 현실적이라고 보십니까?
=김 위원장은 평양 정상회담 기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참관을 말했고, (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하겠다는 뜻을 말했고, 또한 불가역적인 폐기를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은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와 같은 개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미 말한 대로 핵실험장을 폐기했고, 미사일 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를 곧 하겠다고 약속했고, 영변 핵기지의 폐기를 상응 조처가 있을 경우에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어느 정도 진지한 핵폐기 조치를 취할 경우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어느 정도 속도 있게 해 주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속도감 있는 상응 조치를 취해 준다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상응조치는 싱가포르 선언에 거의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선언에서 북한은 비핵화와 미군 유해 송환을 약속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 보장,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을 약속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일일이 '동시이행' 이렇게까지 따질 수는 없지만 크게는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면 할수록 미국 측에서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더라도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며 북미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믿음을 북한에 줄 수 있다면 북한은 보다 빠르게 비핵화를 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님의 1차 임기 내에 비핵화를 마치겠다라는 북한의 어떤 타임테이블도 결코 무리하지 않다고 봅니다.
-대통령님은 김 위원장을 신뢰하시는지요? 미국은 북한이 먼저 관련 조치를 완전히 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반면, 대통령님께서는 단계별로 제재를 풀어가면서 진행하는 것을 말씀하고 계신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상응 조치가 반드시 제재를 완화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은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고,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또는 예술단의 교류와 같은 비정치적인 교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면 미국 측에 장기간의 참관이 필요할 텐데, 그 참관을 위해서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미국의 의지도 보여주면서 참관단들이 머무르며 활동할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는 비핵화 조치가 완료되고 나면 북한의 밝은 미래를 미리 보여주기 위해서 경제시찰단을 서로 교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제재를 완화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새롭게 수립하는 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한국이나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함에 있어서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취해야 되는 조치들은 핵실험장, 미사일 실험장, 영변의 핵기지를 폐기하는 것이고 만들어진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불가역적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 대해서 미국과 한국, 양국이 취하는 조치는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습니다. 종전선언,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습니다. 설령 제재를 완화하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이 속일 경우,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크게 비핵화 약속을 한 후에 상대측의 약속을 신뢰하는 토대 위에서 이를 전개시켜 나가도 미국으로서는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통령님 생애 내로 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통일은 정말 예상할 수 없습니다. 통일은 계획대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평화가 완전해지면 어느 순간 하늘에서 떨어지듯이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시기가 제 생애 내에 오기를 바랍니다.
-미국은 60년 넘게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이 곧 철수하기를 바라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면 유엔사의 지위가 흔들리거나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된다는 압박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일부 있습니다. 그러나 종전선언은 한국이 정전 상태로 65년을 보냈기 때문에 이제라도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전쟁을 종료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평화협정이 되려면 다시 평화 협상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는 정전체제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엔사나 주한미군의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평화협정이 체결돼도 주한미군은 전적으로 한미동맹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고, 평화협정과는 무관합니다. 지금 주한미군은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대북 억지력으로서 큰 역할을 하지만 나아가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만들어내는 균형자 역할을 합니다. 한국의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미국의 세계전략하고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난 후에도, 심지어는 남북이 통일을 이루고 난 후에도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종전선언을 서명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종전선언에 대해서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때 충분한 논의를 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이에 예정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회담의 결과로 종전선언이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종전선언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빠른 시기에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대체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님께서 언론과 탈북민들을 탄압하고 의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마도 한국의 역사상 지금처럼 언론의 자유가 구가되는 시기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가짜뉴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왜곡된 비난조차도 아무런 제재 없이 언론이나 SNS상으로 넘쳐나고 있고, 매주 주말이면 제 집무실 근처에 있는 광화문에 끊임없이 저를 비판하는 집회들이 열립니다. 제가 집무하는 청와대 앞길에서도 그런 식의 집회나 농성은 끊이지 않습니다. 북한을 떠나 한국으로 찾아오는 타국민을 우리는 언제든지 환영하며 우리 국민으로서, 또 동포로서 대하고 언젠가는 그분들이 남북통일에 있어서 마중물이나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통령께서 통일을 위해서 북한 편을 들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민주주의 원칙에 반해서 교과서에서 관련 내용들을 삭제하고, 또 트럼프 대통령님의 표현을 빌자면 이 모든 것을 페이크 뉴스라고 말씀하고 계신데.
=우선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나 통일을 지향하는 것은 역대 어느 정부나 같습니다. 북한과 평화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방금 그렇게 비난했던 분들은 과거 정부 시절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그야말로 대박이고 한국 경제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선전했던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정권이 바뀌니까 정반대의 비난을 하는 것입니다.
뉴욕/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