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김남일의 시렁시렁
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 1987년 6·29 선언 닷새 전
6월24일 하루 ‘전두환-노태우’ 릴레이 회동 내막
국회도서관 이 전 의장 2주기 맞춰 구술총서 펴내
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 1987년 6·29 선언 닷새 전
6월24일 하루 ‘전두환-노태우’ 릴레이 회동 내막
국회도서관 이 전 의장 2주기 맞춰 구술총서 펴내
이만선 접 국회의장 구술총서 표지. 국회도서관 제공
“그걸 적은 종이를 주면서 당당하게 직선제 하라고, 그 길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어요. 지금 장충체육관에서 박수 쳐서 당신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취임도 못하고, 물론 임기도 못 채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어요. 그러자 노태우 대표가 나한테 전두환 대통령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지 부탁을 해왔어요. 그래서 내가 만나서 이야기를 할 테니 당신이 전두환 대통령한테 이야기를 해서 서로 만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1987년 6월24일 오후 2시에 전두환 대통령을 만나뵈었습니다.”
“아침에 김영삼 총재하고 이민우 총재른 뭐라고 그랬습니까 물었더니 (전 대통령이) ‘두 분 다 선택적 국민투표를 하자 그럽디다’라고 해서, 내가 전 대통령께 ‘선택적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은 지금 민정당이 말하는 내각책임제, 그리고 대통령 직선제 이 두 가지를 놓고 투표하자는 건데, 투표에 부치면 여당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도 대통령 직선제를 찬성하는 표가 90% 이상 나오게 돼 있습니다. 만일 대통령 직선제를 찬성하는 표가 90% 이상 나오면 민정당에서는 대통령 후보도 내지를 못합니다. 그러니까 차라리 시간도 절약하고 떳떳하게 직선제 받는게 낫습니다.”
“내가 ‘지금 민심으로 봐서는 김영삼 총재나 (평민당) 김대중 총재가 합의해서 단일 후보로 나오면 그때는 여당이 지게 돼 있지만, 두 사람이 따로따로 나오면 이길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유도하고 설득했습니다. 직선제를 당당하게 받고, 두 사람이 모두 나오면 이길 가능성이 있는데, 왜 그렇게 안 하려 하냐고 했더니 가만 듣고 있더라고요. 내가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내가 그 두 분을 누구보다 잘 아는데, 두 분이 합치기는 힘들 겁니다. 둘이 합치기는 힘들 테니까 한번 해보십시오. 내가 볼 때는 나눠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가만 생각해보니까 내 말이 맞거든요. 전 대통령이 나한테 ‘노태우 대표에게 한 번 더 이야기를 해줄 수 없느냐, 노태우 대표를 설득해 줄 수 없느냐’고 하시기에, ‘그럼 오늘 저녁에라도 만나겠다고 했어요.”
“‘내가 보면 둘이 나눠지게 돼 있는데, 뭘 그렇게 우물쭈물하느냐’ 이야기했더니 고민을 하더라고요. 이후에 전두환 대통령이 직선제를 하자고 해서 노태우 대표가 동의를 했는데, 실질적으로 전두환 대통령이 수락을 했지만, 발표는 노태우 대표가 한 거죠. 그게 6·29 선언이에요. 그렇게 해서 직선제를 하게 됐는데, 결국은 김대중, 김영삼 두 사람이 나눠졌단 말입니다. 나눠지면 안 된다고 모두 걱정을 했지만, 결국은 두 사람이 나눠져서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대표가 당선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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