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김남일의 시렁시렁
7월3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 참가한 주호영, 이정현, 정병국, 한선교, 이주영 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최약체 당대표 경쟁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뒤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는 2002년 5월 서청원 대표(한나라당)가 처음이다. 이후 최병렬, 박근혜, 강재섭, 박희태, 정몽준, 안상수, 홍준표, 황우여, 김무성 대표까지 10명(권한대행 또는 비상대책위원장 제외)이 보수정당을 이끄는 월계관을 썼다. 이들 10명의 당대표 선출 시 선수(당선 횟수)를 보면 6선 1명(정몽준), 5선 5명(서청원, 강재섭, 박희태, 황우여, 김무성), 4선 3명(최병렬, 안상수, 홍준표)이었다. 부총재, 최고위원, 원내총무,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은 기본이다. 박근혜 대통령만 2004년 총선 직전 재선 의원으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출신지역은 대구·경북이 2명, 부산·경남 6명, 충남 1명, 인천 1명으로 영남 출신이 8명에 달했다. 호남 3선인 이정현 후보가 자신이 당선되면 “호남 출신 최초로 보수정당 당대표가 된다. 영남당이 아닌 전국당이 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챔피언 먹어도 언제까지 웃을까 당대표 임기 2년을 꽉 채운 이는 박근혜, 황우여 2명뿐이다. 선거 패배나 당내 권력투쟁으로 인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잦았다는 방증이다. 가장 단명한 당대표는 2011년 7·4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다. 당 쇄신 요구에 직면하며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이후 정치 행로가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금메달’을 딴 뒤 ‘도핑 추문’이 드러난 이들도 있다. 박희태 전 대표는 2008년 7·3 전당대회 당시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돌렸다는 사실이 2012년 1월 뒤늦게 폭로되며 검찰 수사를 받아야 했다. 재판에 넘겨진 뒤 유죄가 확정됐다.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며 정치적 재기를 노렸던 홍준표 전 대표는, 전당대회 경선 당시 고 성완종 전 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당대표를 지낸 황우여 전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번 당대표 출마 후보들의 정치적 체급과 경력이 역대 당대표들에 견줘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없으란 법은 없다. 친박근혜계 후보 3명, 비박근혜계 후보 2명 중 누가 금빛 레이스를 펼칠까. 계파 갈등 구도로 진행되는 8·9 전당대회 승자는 내년 12월21일, 대선 이튿날에도 웃을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당대표 임기를 채울 수 있을까.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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