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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친박의 전격 ‘커피’ 회동

등록 2016-05-19 13:49수정 2016-05-19 14:32

정치BAR_김남일의 시렁시렁_‘커피’맛은 달았을까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1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는 수십명의 기자들이 진을 치고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각 당 현안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네가 나가라”며 친박근혜계-비박근혜계 분당설까지 거론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자들의 집중 타깃이 됐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입장을 마치고 소강 상태에 빠질 즈음,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유승민 의원이 본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아직 본회의 시작 전이었다. “어…” 하는 소리와 함께 흩어져 있던 기자와 카메라가 유 의원을 에워쌌다. 유 의원은 손사레치면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친박과 비박 간 싸움 원인 중 하나가 유 의원 복당 문제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 의원은 웃으며 “아무 말 안 해요”라고 말했다.

3층 본회의장을 나선 유 의원이 향한 곳은 한 층 아래의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실 옆방이었다. 곧이어 총선 직후 새누리당 혁신 모임을 꾸렸던 황영철 의원이 그 방으로 들어갔다. “유 의원과 만나느냐”는 질문에 황 의원은 “가는 방향이 같을 뿐”이라며 웃었다. 잠시 뒤에는 친박계 의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완영 의원과 이재영, 홍지만, 김회선 의원이 유승민·황영철 의원이 앉아있을 ‘그 방’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기자들 발걸음이 바빠졌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구상에 가장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친박계 김태흠 의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의원 등 친박계는 비대위원들이 초반부터 ‘유승민 복당’을 요구한 것을 문제삼았고, 이후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가 무산된 바 있다. “유승민 의원이 방에 있는거 아느냐”, “혹시 싸우는 거 아니냐”는 농담성 질문에 김 의원은 웃으며 방문을 열었다. 이어 김무성계인 서용교 의원까지 등장하며 친박-비박계 의원 8명이 한 방에 얼굴을 마주보고 앉게 됐다.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실 옆방은 과거 비공식 흡연실로 쓰였던 곳이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기자가 방문을 열자, 의원들은 웃는 얼굴로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오전 11시께 본회의 시작을 앞두고 의원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가볍게 악수를 나누고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황 의원은 “유 의원이 ‘나도 모르게 새누리당 방으로 갔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 복당 문제가 이번 갈등의 원인 아니냐’는 질문에 김태흠 의원은 “선배인 유 의원과는 친한 사이다. 기자들이 너무 앞서 간다”고 했다. “담배로 하나가 된 거냐”고 묻자, 김 의원은 “커피를 마셨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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