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25일 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1년 만에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양국 관계, 각 분야 교류 협력에 대해서 정리하고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서 전략적 소통을 할 생각이 있다.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훌륭한 성과를 거두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 회담 머리발언에서 이렇게 말하며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방문을 한 것은 중-한 관계를 중시함을 보여주고 한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 19사태 발발 이래 중-한 양국 국민들은 수망상조(守望相助·어려움이 닥쳤을 대 서로 협조하며 도와주다) 정신에 따라서 서로에게 도움을 줘 왔다. 이 자리에서 한국 각계가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어려울 때 중국 국민에게 해주신 지지와 도움에 대해서 감사 드린다. 중-한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국제 및 지역의 협력을 조율하고,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며 통합적인 글로벌 체제를 보완하기 위해 각자의 기여를 해나가고 있다. 양국 관계는 코로나19 시련을 견뎌내서 더 강인하고 활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 12월 초 이후 약 1년 만이다.
강 장관은 앞선 환영 발언에서 “코로나19 상황에도 8월 양제츠 정치위원이 방한한 것은 한-중 간에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오늘은) 양국 관계의 지속 발전에 대한 공통된 의지를 바탕으로 제반 분야의 성과를 평가하고, 2022년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는 의견 교환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나아가 “유동적인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여건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는 협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엔 중국에선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 우장하오 부장조리 등이, 한국에선 최영삼 대변인, 이문희 북핵외교기획단장, 강상욱 동북아국장, 양동한 양자경제외교국장 등이 배석했다. 회담 배석자를 놓고 볼 때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 취임 뒤 북핵 협상과 경제 교류 심화를 위한 한-중 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에 잡혀 있었으나 예정보다 25분가량 늦게 시작했다. 왕 부장 쪽에서 전날 늦게 도착했다는 이유로 9시40분께 ‘다소 늦겠다’며 외교부에 양해를 구했다. 왕 부장은 오전 10시23분께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며 환한 얼굴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 손을 들어 보였다. 늦은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트래픽(Traffic·교통체증)”이라고 답한 뒤 웃었다.
24~25일 이틀 동안 일본 방문을 마친 왕 부장은 전날 밤 10시께 전용기를 이용해 한국에 도착했다. 왕 부장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동해 오찬을 한 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저녁에는 여권 핵심 인사이자 오랜 인연이 있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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