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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인천·부산 ‘물류허브’ 주도, 환동해 경제교류 발전 이끌어

등록 2014-05-15 16:34

니가타 컨벤션센터에서 바라본 19개의 일본 서쪽 주요 항만 가운데 최대항인 동북지역 니가타항의 전경. 가운데 여객터미널을 중심으로 좌우로 배들이 정박하고 있으며 앞으로 펼쳐진 바다가 동해다.  신소영 기자 <A href="mailto:viator@hani.co.kr">viator@hani.co.kr</A>
니가타 컨벤션센터에서 바라본 19개의 일본 서쪽 주요 항만 가운데 최대항인 동북지역 니가타항의 전경. 가운데 여객터미널을 중심으로 좌우로 배들이 정박하고 있으며 앞으로 펼쳐진 바다가 동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겨레 창간 26년 특집, 떠오르는 환동해]
일 5대 무역항 모두 태평양쪽 집중
상대적으로 서쪽 항만 산업적 낙후
니가타 등은 부산항 이용이 더 유리

지방공항서 해외 나가는 이들도
나리타보다 국제선 많은 인천 선호
일 전문가 “한국, 환일본해 역할 크나
일 고립시킨 상황에선 발전 불가능”
“1991년 당시만 해도 환일본해(환동해)는 긴장과 빈곤의 바다로 받아들였다. 그동안 큰 발전이 없었다고 말하는데 원대한 꿈이 있었고 급격한 발전이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환일본해 협력을 한국이 이끌어 왔다는 것이다.”

지난달 17일 도쿄 일중동북개발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미쓰하시 이쿠오 에리나(ERINA·재단법인 환일본해경제연구소) 특별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에리나는 도호쿠 서쪽 동해에 면한 니가타에 있는 대표적인 환동해 연구기관이다. 미쓰하시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동해쪽 항만들의 입장에서 보면 부산 항만의 세계 물류 네트워크에 크게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도 마찬가지다. 그는 “부산·인천 등이 물류 허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면서 지난 10년간 환일본해권 경제교류를 크게 발전시켰으며, 시베리아~유럽 철도 연결에서도 한국의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돗토리현의 동해에 면한 사카이미나토 항에 가기 위해 내린 요나고 공항에서 그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천에서 요나고 비행장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요나고에서 도쿄 국제공항인 나리타까지도 비슷하다. 이 때문에 일본의 지방공항에서 해외로 나가는 이들은 나리타가 아닌 인천공항을 이용한다고 한다. 인천 쪽이 국제선 항공기편이 많고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부산항은 일본 서해쪽 항만의 허브 항이 되고 있다. 부산항은 2012년 컨테이너 물동량 1703만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로 세계 5위의 항만이다. 반면 일본 서쪽 19개 무역항 가운데 가장 큰 니가타항은 그 100분의 1 수준이다. 일본 최대 항만인 도쿄의 규모도 세계 25위다. 그러다 보니 니가타 등 서쪽 항만은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부산 또는 상하이 항로로 화물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인천·부산은 벌써부터 일본을 따돌리고 동북아 물류허브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부산항은 2012년 환적화물 810만TEU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부산과 일본 항만들간의 환적 물량은 2001년엔 일본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77%였으나 2012년엔 두배 가까운 7.05%를 기록했다. 앞서의 미쓰하시 특별연구원은 그 계기로 95년 한신 대지진을 든다. 고베항 마비로 타격을 입은 일본 내 물류시스템이 부산의 허브 기능을 통해 회복됐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묻자 “가장 중요한 것은 교류의 확대이다. 그래야 정치적인 문제를 넘어설 수 있다”며 뼈있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일본을 고립시킨 상황에서는 발전이 불가능하다.”

■ ‘동북아 게이트웨이’ 사카이미나토

환동해 협력에서 일본의 저력은 다른 데 있다. 환동해는 글로벌-국가-지역-지방이라는 다양한 주체의 자율화가 병존하는 공간이다. 권세은 경희대 환동해지역연구센터 소장에 따르면 환동해에서는 다층적이고 다차원적인 중층적 지역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이 아닌 지방이, 큰 항만이 아닌 작은 항만이 주도하는 협력이다. 요나고 공항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사카이미나토 항은 돗토리현과 인근 시마네현 경계에 있다. 사카이라는 말 자체가 경계라는 뜻이다. 한해 처리 컨테이너 물량은 2만TEU에도 못 미친다. 사카이미나토무역진흥회는 부산 신항 터미널의 하루가 사카이미나토의 1년과 같다고 말한다. 오히려 대게·참치 등의 어획량이 일본 1, 2위니 항만이라기보다는 주요 어항에 가깝다. 인구도 4만명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이 작은 항만 사카이미나토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동북아 게이트웨이(관문)’다.

지난달 16일 항만 안내를 위해 시에서 나온 다테 겐타로 산업부장은 취재팀에 통역이 있었음에도 중국 훈춘시에서 파견돼 온 조선족 통역을 대동했다. 전날 사카이미나토무역진흥회에서 준 항만 및 시 현황 자료도 모두 한글로 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시내 거의 모든 표지판은 한글이 병기돼 있을 정도다. 주 1회 한국의 동해와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국제정기크루즈선(DBS크루즈 페리의 이스턴 드림호)을 운항하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국제화 수준은 놀랄 만하다.

사카이미나토항이 있는 돗토리현은 환동해 교류의 일본 서쪽 거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 동해안과 일본을 연결한 최초 항로이자러시아 극동과 서일본을 연결하는 유일한 정기화객선 항로라는 점, 그리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는 신항로는 모스크바까지 해상운송이 35~40일 걸리는 데 비해 20일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중단됐지만 이미 92년 원산과 자매결연을 맺고 북한 수산물을 수입하기도 했다. 강원도, 중국 지린성, 러시아 연해지방, 몽골 울란바토르 지역과 함께 ‘동북아지역 국제교류·협력 지방정부 지사·성장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카이미나토무역진흥회의 야마모토 겐지 사무국장은 일본이 광역두만계획(GTI)의 회원국이 아님에도 내년 8월 광역두만계획 지방협력위원회를 돗토리현이 공동주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사카이미나토/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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