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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번주 미국 방문…남북미 협의 시동?

등록 2021-10-10 17:44수정 2021-10-11 02:35

종전선언·백신 지원 등 협의할지 주목
지난 4월 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에 참석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앞줄 오른쪽),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실장(가운데),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외교부 제공
지난 4월 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에 참석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앞줄 오른쪽),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실장(가운데),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외교부 제공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번주 미국을 방문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에 “서훈 실장이 이번주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서 실장의 단독 방미는 지난 4월 초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 참석 이후 6개월 만으로 알려져 있다.

서 실장의 방미는 지난달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추진하다 불발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대면 양자 협의를 통해 한반도 정세 해법을 조율하려는 게 가장 큰 목적으로 보인다. 아울러 애초 11월께로 알려진 서 실장의 방미 일정이 이번주로 당겨진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서 실장의 방미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9월21일)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9월29일) 등을 거치며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 미묘하고도 중대한 변화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의 의중에 밝은 고위급 협의로 대화와 협상의 동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3자 또는 4자가 함께 하는 종전선언을 거듭 제안하자, 북쪽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의 연쇄 담화(9월24·25일)와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로 남북 직통연락선을 복원(10월4일)하는 등 ‘화답’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계속되는 ‘조건없는 대화’ 제의를 포함해 한·미의 대화 촉구에 오래도록 ‘침묵’해온 북쪽의 의미심장한 변화라는 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이런 흐름을 만들려고 한-미 외교장관 회담 및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9월22일)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9월30일) 등을 통해 북한과 의미있는 신뢰구축 조처로서 종전선언이 유용하다고 미국 쪽을 설득해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유엔총회 방미 계기에 미 외교협회(CFR) 대담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대북 제재 완화 검토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사실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의용 장관은 토니 블링턴 미 국무장관과 지난 5일(현지시각)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각료이사회 계기에 이뤄진 한-미 외교장관 약식 회담(pull-aside meeting)에서 북한의 반응 등을 추가 설명했다고 한다.

다만 아직은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을 고리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데 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긴밀한 소통을 계속하기로 동의”하는 선에서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식적으로 남북 대화와 협력을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한편 한국 정부의 공세적 대미 설득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가 한쪽에서 서 실장의 이번 방미가 일종의 ‘수습’ 차원에서 이뤄지는 측면도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다만 가급적 임기 안 종전선언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속도를 높이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분명한 만큼 서 실장이 이번 방미에서 종전선언과 대북 백신 지원 등 대화 재개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두고 미국 쪽과 공감대를 넓히는 데 힘을 쏟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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