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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문 대통령 “웜비어 사망, 북에 책임…북핵 풀려면 대화 필요”

등록 2017-06-20 23:44수정 2017-06-21 00:04

미 CBS 회견서 “북 비이성적” 비판
“올해안에 남북정상회담 분위기 조성되길 희망”
웜비어 사망에 조전…트럼프 “북정권 야만” 비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억류 중 혼수상태에 빠져 미국으로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숨진 오토 웜비어와 관련해 20일 북한을 “비이성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금년 중으로 그런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며 ‘북핵 폐기와 동북아 평화’가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에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업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던 웜비어는 지난 13일(현지시각) 혼수상태로 송환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되지 못하고 19일 오후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웜비어 사망과 관련해 “(북한이 웜비어를 죽였는지) 그 사실까지 알 수는 없지만, 웜비어가 사망에 이르게 된 아주 중대한 책임이 북한당국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잔혹한 처사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아직도 북한에는 미국 국민들과 한국 국민 여러 명이 억류 중에 있다. 그들의 조속한 석방도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웜비어의 사망이 북한과 대화를 다시 시작하려는 당신의 노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시비에스 기자의 질문에는 “우리는 북한이 아주 비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나라라는 사실에 대해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서 해왔던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실패에 대해서 비판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도 그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똑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금년 중으로 그런 대화(남북 정상회담)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앞으로 5년 동안 임기를 함께할 관계”라며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안정·평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제가 임기 동안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웜비어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이날 오전 웜비어의 가족에게 조전을 보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웜비어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조의 표명엔 웜비어 사건을 계기로 악화 조짐을 보이는 미국 내 반북 정서로 인해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의 단초를 마련해보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웜비어 사망 직전인 지난 19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웜비어 사건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도 “무엇보다 북이 웜비어의 상태가 나빠진 즉시 가족에게 상태를 알리고 최선의 치료를 받게 할 인도적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문이다. 북이 인류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중시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북한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부모는 성명을 내어 병원에서 치료받던 웜비어가 19일 오후 3시20분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와 어머니 신디는 성명에서 “아들 오토 웜비어가 집으로의 여행을 마쳤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 우리 아들이 북한인들로부터 받은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학대로 인해 오늘 우리가 경험한 슬픈 소식 이외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없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웜비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성명을 통해 “웜비어의 때이른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미국은 북한 체제의 야만성을 다시 한번 비난한다”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별도의 성명을 내어 “현재 불법적으로 억류 중인 3명의 다른 미국인들도 석방할 것을 북한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정의길 김지은 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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