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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한과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과 같다”

등록 2017-06-20 20:28수정 2017-06-21 16:53

미국 방송과 인터뷰
“북한과 대화가 필요, 제재와 압박만으론 해결 안돼”
“미 전임 행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같은 견해”
“웜비어가 잔인한 처우 받았다는 추정…북한의 잔인한 행동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미국 <시비에스>(CBS) 디스 모닝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미국 <시비에스>(CBS) 디스 모닝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북한의 핵문제는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풀 수 없고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15개월간 억류됐다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결국 숨을 거둔데 대해 분명한 ‘북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이성적인 정권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대화는 필요하다.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입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나의 입장은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의 실패한 이전 정책들을 비판해왔다. 그 점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 전에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생각은 오랜 미국의 정책과 근본적으로 배치된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다음주에 만날 때 그에게 무엇이라고 말할 것이냐?”라는 앵커 노라 오도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문 대통령은 또 전제조건이 없는 북한과의 대화나 북한의 양보 없는 대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전제 조건없는 대화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먼저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2단계 국면으로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를 할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도 그런 단계적인 접근을 지지하는 목소리들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이 북한과 협상하는 데 동의할지 불투명하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그러기를 원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양보도 없이 대화를 시작하기를 원한다. 이건 북한에게 굴복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이렇게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웜비어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번 일은 웜비어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동안 발생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웜비어를 죽였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웜비어가 사망에 이르게 된 과정에 북한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앵커인 노라 오도넬의 “매케인 상원의원은 웜비어가 김정은 정권에 의해 살해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웜비어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북한 책임론’ 제기는 웜비어의 사망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미국 내 대북 여론이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웜비어가 이날 오후 3시2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의 <시비에스> 인터뷰는 이 소식이 알려진 뒤 한국시각 20일 오전 11시에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도 “나는 오토 웜비어의 유족과 미국인들에게 그들이 겪은 슬픔과 충격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고자 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아울러 “우리는 웜비어가 많은 부정하고 잔인한 처우를 받았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 나는 북한의 잔인한 행동을 강력히 비난한다. 오늘에도 많은 한국, 미국 시민들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 나는 북한에 이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낼 것을 촉구한다”고도 말했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웜비어 석방 작전에 착수했고, 지난달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노르웨이 오슬로로 보내 북한 측과 첫 번째 직접 접촉을 했다. 윤 특별대표는 이달 초 뉴욕에서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를 만난 데 이어 지난 12일 북한을 전격 방문해 웜비어의 상태를 직접 보고 석방을 요구해, 하루 만인 13일 극적으로 웜비어를 송환했다. 하지만 웜비어는 가족에게 돌아온 지 6일 만에 숨을 거뒀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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