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동영상을 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정부 3년 빅데이터 분석-무얼 말했나
공약집·국무회의 핵심단어 분석
공약집·국무회의 핵심단어 분석
@hani.co.kr‘26% → 2%’ 대 ‘16% → 44%’
지난 3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는 이 두가지 수치로 요약된다. 대선 후보 시절, ‘차별화된 보수’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등공신이던 복지와 경제민주화는 공약집에선 26%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5년에는 주요 발언 목록에서 거의 사라졌다. 대신 일자리 창출, 경제혁신 등 경제활성화와 관련된 발언은 같은 기간 16%에서 44%로 3배 가까이 뛰었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 등 경제·사회적 불평등 심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성장 제일주의’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후보땐 교육·복지·경제민주화순
집권뒤 경제활성화·일자리 많아
노동 분야서 ‘말바꾸기’ 절정
불법파견·원청책임 등 강조하다
구조개혁·임금피크제로 급선회 <한겨레>와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데이터저널리즘 랩(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 연구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 및 임기 3년 동안의 주요 발언을 분석해 박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를 관찰했다. 박 대통령이 주로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안 발언을 하는 만큼, 55차례 국무회의와 56차례의 수석비서관회의 머리발언을 토대로 했다. 박 대통령이 반복해서 언급한 핵심 단어(중심어)를 코레이크 기법(KoRake·전체 텍스트에서 각 단어가 얼마나 중심적 개념적으로 다뤄졌는가에 따라 키워드를 추출하는 전산언어학적 기법)에 따라 연차별로 50개씩을 추출한 뒤 이를 다시 교육·복지·경제민주화·경제활성화·외교·문화·정치 등 15개 분야로 나눠 재분류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서는 중심어 1~50위 안에 교육(22%)과 복지(16%) 관련 단어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이 주요 공약이자 국정목표 중 하나였던 만큼, ‘공교육 정상화’ ‘대학입시 개선’ ‘학교폭력 예방’ ‘고등교육 재정 확보’ 등 교육의 공공성 확대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이어 ‘공공임대’ ‘차상위계층’ ‘사회서비스’ 등 복지 관련이 뒤를 이었고, ‘사내 하도급 고용보호’ ‘고통 분담’ 등 경제민주화(10%)와 정부 기능(8%), 일자리(8%)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경제활성화와 관련된 중심어는 8%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1년차부터 ‘경제활성화’ 관련 언급이 22%로 뛰어올랐고, 2년차와 3년차에도 각각 22%, 24%의 비중을 차지했다. 일자리 관련 발언은 2013년부터 2015년 사이에 4→6→20%로 급증했다. 박 대통령의 지난해 주요 발언 가운데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 관련이 절반에 가까운 44%에 이른 셈이다. 반면, 후보 시절 강조했던 교육·복지·경제민주화는 취임 첫해부터 2015년까지 각각 0→0→6%, 0→0→0%, 2→0→2%로 중심어 50위 안에 오르지 못했다. 2013년에는 핵심 단어 50위 안에 국민행복,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세일즈 외교 등 외교 안보를 포함해 비교적 다양한 분야가 망라되어 있었고,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국가 재난, 안전 시스템 등 ‘안전’이 주요 열쇳말로 떠올랐다. 노동개혁 등 4대 개혁을 주요 국정목표로 ‘천명’한 2015년에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혁신, 서비스산업 등 경제 관련 어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박 대통령의 인식 변화는 특히 노동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공약집에서는 불법파견, 원청업체 책임, 비정규직 근로자 남용 금지 등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강조했다면, 2015년에는 임금피크제 도입, 구조 개혁 등의 발언을 주로 내놓는 등 노동 유연화로 ‘급변’하는 모습이었다. 동시에 ‘관심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와 야당을 비판한 정치 관련 발언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2월2일까지 국무회의·수석비서관회의 머리발언을 분석해보면, 박 대통령이 주로 언급한 어휘 가운데 정치권 비판이 14%, 경제활성화가 36%를 차지했다. 이와 별도로 신년사를 토대로 역대 대통령 간의 유사도를 분석해보니,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사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신년사에는 경제성장과 관련된 핵심 키워드가 20개로 가장 많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경제성장(16개) 관련 어휘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 반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복지·분배 관련 열쇳말이 경제성장보다 많았다. 김영삼·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 사회개혁 등이 주요 열쇳말이었다.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외 무역(13개) 관련 키워드가 가장 많아 역대 대통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집권뒤 경제활성화·일자리 많아
노동 분야서 ‘말바꾸기’ 절정
불법파견·원청책임 등 강조하다
구조개혁·임금피크제로 급선회 <한겨레>와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데이터저널리즘 랩(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 연구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 및 임기 3년 동안의 주요 발언을 분석해 박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를 관찰했다. 박 대통령이 주로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안 발언을 하는 만큼, 55차례 국무회의와 56차례의 수석비서관회의 머리발언을 토대로 했다. 박 대통령이 반복해서 언급한 핵심 단어(중심어)를 코레이크 기법(KoRake·전체 텍스트에서 각 단어가 얼마나 중심적 개념적으로 다뤄졌는가에 따라 키워드를 추출하는 전산언어학적 기법)에 따라 연차별로 50개씩을 추출한 뒤 이를 다시 교육·복지·경제민주화·경제활성화·외교·문화·정치 등 15개 분야로 나눠 재분류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서는 중심어 1~50위 안에 교육(22%)과 복지(16%) 관련 단어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이 주요 공약이자 국정목표 중 하나였던 만큼, ‘공교육 정상화’ ‘대학입시 개선’ ‘학교폭력 예방’ ‘고등교육 재정 확보’ 등 교육의 공공성 확대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이어 ‘공공임대’ ‘차상위계층’ ‘사회서비스’ 등 복지 관련이 뒤를 이었고, ‘사내 하도급 고용보호’ ‘고통 분담’ 등 경제민주화(10%)와 정부 기능(8%), 일자리(8%)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경제활성화와 관련된 중심어는 8%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1년차부터 ‘경제활성화’ 관련 언급이 22%로 뛰어올랐고, 2년차와 3년차에도 각각 22%, 24%의 비중을 차지했다. 일자리 관련 발언은 2013년부터 2015년 사이에 4→6→20%로 급증했다. 박 대통령의 지난해 주요 발언 가운데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 관련이 절반에 가까운 44%에 이른 셈이다. 반면, 후보 시절 강조했던 교육·복지·경제민주화는 취임 첫해부터 2015년까지 각각 0→0→6%, 0→0→0%, 2→0→2%로 중심어 50위 안에 오르지 못했다. 2013년에는 핵심 단어 50위 안에 국민행복,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세일즈 외교 등 외교 안보를 포함해 비교적 다양한 분야가 망라되어 있었고,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국가 재난, 안전 시스템 등 ‘안전’이 주요 열쇳말로 떠올랐다. 노동개혁 등 4대 개혁을 주요 국정목표로 ‘천명’한 2015년에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혁신, 서비스산업 등 경제 관련 어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박 대통령의 인식 변화는 특히 노동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공약집에서는 불법파견, 원청업체 책임, 비정규직 근로자 남용 금지 등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강조했다면, 2015년에는 임금피크제 도입, 구조 개혁 등의 발언을 주로 내놓는 등 노동 유연화로 ‘급변’하는 모습이었다. 동시에 ‘관심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와 야당을 비판한 정치 관련 발언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2월2일까지 국무회의·수석비서관회의 머리발언을 분석해보면, 박 대통령이 주로 언급한 어휘 가운데 정치권 비판이 14%, 경제활성화가 36%를 차지했다. 이와 별도로 신년사를 토대로 역대 대통령 간의 유사도를 분석해보니,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사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신년사에는 경제성장과 관련된 핵심 키워드가 20개로 가장 많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경제성장(16개) 관련 어휘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 반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복지·분배 관련 열쇳말이 경제성장보다 많았다. 김영삼·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 사회개혁 등이 주요 열쇳말이었다.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외 무역(13개) 관련 키워드가 가장 많아 역대 대통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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