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0일 오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안 대표 왼쪽에는 이태규 의원, 오른쪽은 권은희 의원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자 의미를 깎아내리면서도 보수야권 단일화 등 선거구도 변화와 판세에 미칠 파급력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끊임없이 말을 바꾸고 선거마다 출마하는 정치인으로 변모한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며 “과정과 결과가 어떠하든 다음 대선에도 또 나올 것이며, 대선에 마음을 둔 김종인 대표(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와의 기싸움으로 과정은 아름답지 않을 것이며, 그 불순함은 야권 단일화와 대여투쟁으로 포장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 입지를 먼저 바라보는 불순한 의도는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고 적었다. 이번 출마 선언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정치적 중량감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포석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안 대표의 출마가 보수 야권연대 논의에 활력을 넣을 경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은 “안 대표가 자신으로 단일화를 하자는 입장을 내놓은 것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경선 테이블에 들어와서 경쟁하라고 주문할 텐데 안 대표도 이를 수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
양쪽의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간단치 않은 후보가 나오는 셈”이라며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지만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경계했다.
당 지도부 소속의 한 중진 의원도 “기자회견을 보면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함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하게 답을 하지 않았다. 답을 피하는 느낌이었다”며 “독자로 갈 것인지 단일화를 할 것인지 상황 전개를 지켜봐야 내년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판가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단일화 전망에 대해서는 “녹록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안 대표를 바로 후보로 내세우진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1차 경선을 하고 그 승자가 안 대표와 경선하는 방식이 있을 텐데 그건 안 대표가 압도적 지지율을 가질 때나 국민의힘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의당은 안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문제 삼고 나섰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 대표가) 무작정 ‘야권 단일후보’를 참칭하고 나섰다”며 “대체 누가 자신을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어줬다는 건지, 안 대표 본인의 바람을 말한 것 같아 안쓰럽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연대해 보수야당 단일후보를 하든 말든 정의당과는 무관한 일이다”며 “그러니 야권 단일후보 표현은 무례하고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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