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과제, 잘 하는 것-못 하는 것-
검찰·노동·언론개혁도 높은 지지
교육·재벌개혁 등엔 “잘 못한다”
정치, 긍정평가 2위 동시에 부정평가 1위
탈권위-협치부재 상반된 평가 탓인 듯
검찰·노동·언론개혁도 높은 지지
교육·재벌개혁 등엔 “잘 못한다”
정치, 긍정평가 2위 동시에 부정평가 1위
탈권위-협치부재 상반된 평가 탓인 듯
지난해 ‘촛불 민심’이 요구한 개혁과제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 이행하고 있는 것은 ‘국가정보원 개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겨레>가 촛불집회 1돌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15.8%는 ‘촛불집회에서 제기됐던 개혁과제 중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국정원 개혁을 첫손에 꼽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를 꾸리고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각종 여론공작과 사찰을 파헤치는 데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보인다. 국정원 개혁에 대한 지지는 특히 30대(19.4%)와 40대(18.9%)에서 높았다. 지지정당 분포로 보면 정의당(23.7%)과 더불어민주당(22.1%) 지지자가 국정원 개혁을 높이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자(10.6%)와 국민의당 지지자(6.2%)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국정원 개혁에 이어 문재인 정부가 잘 수행하고 있는 또 다른 개혁과제로 정치개혁(15.1%)이 꼽혔으며, 언론개혁(10.3%)과 검찰개혁(10.2%), 노동개혁(10.0%)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정치개혁은 촛불과제 중 ‘문재인 정부가 가장 못하고 있는 것’을 묻는 항목에서도 응답자 16.9%의 선택을 받으며 첫손에 꼽혀, 교육개혁(14.1%)·재벌개혁(13.4%)·노동개혁(10.3%)보다 더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잘하고 있는 과제’ 2순위와 ‘가장 못하고 있는 과제’ 1순위에 동시에 꼽힌 것이다. 이처럼 이중적인 조사 결과는 청와대의 탈권위 행보 등을 향한 긍정적인 평가와, 야당과의 협치가 불투명한 데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혼재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정당으로 보면 민주당(12.0%)을 제외한 자유한국당(27.5%), 국민의당(22.3%), 바른정당(27.1%), 정의당(21.7%) 등 야4당 지지자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치개혁이 미진하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정치 분야 선결과제로 ‘여야 협치를 위한 제도 마련’을 꼽은 응답자의 비중이 26.5%로 가장 높은 점도 여야 협력 부재에 대한 응답자들의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다만 지지정당의 처지에 따라 응답자들이 주문하는 최우선 처방은 조금씩 달랐다. 민주당 지지자의 26.3%는 ‘국정원 개혁’을 정치개혁의 선결과제로 꼽은 반면 자유한국당(30.4%)과 국민의당(30.8%), 바른정당(38.0%) 지지자는 ‘여야 협치를 위한 제도 마련’을 요청했다. 정의당 지지자의 32.5%는 ‘선거제도 개혁(비례대표 확대, 만 18살 선거권 인하 등)’을 기대했다.
이번 조사에서 교육개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20대(16.4%)와 30대(19.6%)에서 높았다. ‘수능 절대평가 유예’ 등 교육 현장에 혼란을 주는 오락가락 발표에 대한 평가로 보인다. 재벌개혁의 경우 민주당 지지자(16.7%)와 정의당 지지자(22.3%)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 이번 조사 어떻게 했나
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일시: 2017년 10월27~28일
대상: 전국 만 19살 이상 남녀 1000명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임의전화걸기(무선 816명, 유선 184명) 방식의 전화면접
가중치 부여방식: 2017년 9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 부여
응답률: 16.5%(6058명 통화해 그 중 1000명 응답 완료)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