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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우리 사회 나아졌다” 말하지만 “나의 삶은 그대로다”

등록 2017-10-30 05:01수정 2017-11-02 10:32

-사회와 개인 삶의 변화-
우리 사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절반 이상이 “나아졌다” 답해
모든 분야 47%, 정치 17%순
“나빠졌다” 응답자는 12% 그쳐

당신의 삶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아졌다” 21%, “나빠졌다” 14%
노후·일자리·자녀교육 순 걱정
“사회가 좋아진다고 느끼지만
각자 경제적 상황은 변화없어”
‘막연한 희망과 구체적인 고단함’

<한겨레>가 촛불집회 1돌을 맞아 실시한 조사에서 나타난 사회와 개인 삶의 변화에 관한 여론은 이렇게 요약된다. 지난 1년간 사회가 나아졌다는 공감대는 퍼졌지만 저마다 마주한 현실의 고단함은 요지부동이었다.

‘지난 1년간 우리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4.9%는 “나아졌다”고 답했다. “나빠졌다”는 응답(12.4%)의 4배 이상이다. “그대로이다”란 응답은 30.8%였다. 우리 사회가 나아졌다는 응답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나 진보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지난 5·9 대선에서 문 대통령에게 투표를 했다는 응답자 가운데 75.3%가 “나아졌다”고 답해 평균보다 20%포인트 정도 높았다. 스스로 진보 성향이라고 응답한 계층 역시 76.8%가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사회가 나아졌다는 응답이 14%에 불과했다. 절반가량인 45.5%가 “나빠졌다”고 했다.

사회가 나아졌다고 응답한 549명에게 ‘어느 분야가 나아졌느냐’고 물어보니, ‘전반적인 모든 분야’라는 응답이 46.9%를 차지한 가운데 정치(16.7%), 복지·교육 등 사회(15.8%), 문화(5.9%), 일자리·소득 등 경제(5.3%) 분야 순서로 나타났다. 사회가 나빠졌다는 124명에게 ‘어느 분야가 나빠졌느냐’고 물어보니, ‘전반적인 모든 분야’(39.6%)에 이어 외교·안보 분야(20.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북한 핵·미사일 발사 실험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와 한-중 관계 악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일자리·소득 등 경제(16.2%)와 정치(12.7%)가 ‘악화된 분야’로 꼽혔다.

사회적 변화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들은 그러나, 개인의 삶의 변화를 묻는 질문 앞에서는 커다란 물음표를 달았다. ‘지난 1년간 당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나아졌다”는 응답은 21.2%에 그쳤다. 반면, “그대로이다”라는 응답이 64.4%에 이르렀다. “나빠졌다”는 대답은 13.9%였다.

개인의 삶이 지난 1년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응답한 139명은 ‘어떤 면에서 나빠졌느냐’는 물음에 빠듯한 현실을 꼽았다. ‘일자리·소득 등 경제적인 측면’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64.5%에 달했다. 이런 인식은 ‘현재 삶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더욱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응답자들은 걱정거리로 노후(22.5%), 취업·실직 등 일자리(16.6%), 자녀 교육(11.8%), 주택구입·전월세 등 주거(11.6%) 등을 꼽았다. 개인의 삶이 지난 1년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응답자 212명은, 개선된 분야로 ‘정치·사회 분위기 등 심리적인 측면’(53.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회 분위기는 1년 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이게 나라냐’라는 지경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지만, 개인 삶의 변화는 훨씬 더디게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정관철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 부장은 “사회 제도나 분위기는 뭔가 좋아지고 있다고 느끼지만, 각자 처한 경제적 상황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사회와 개인 삶의 변화를 판단하는 차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 이번 조사 어떻게 했나

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일시: 2017년 10월27~28일

대상: 전국 만 19살 이상 남녀 1000명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임의전화걸기(무선 816명, 유선 184명) 방식의 전화면접

가중치 부여방식: 2017년 9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 부여

응답률: 16.5%(6058명 통화해 그 중 1000명 응답 완료)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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