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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왜 권영길인가” 공감넓힐 ‘새바람’ 과제

등록 2007-09-16 21:45수정 2007-09-17 09:37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가 16일 오후 문성현 대표 등 당직자들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처음으로 참배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현충원에 친일 경력자·독재자 등이 있다는 이유로 이 곳을 찾지 않았다. 권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동당의 가슴 속에도 이념의 대립과 미움이 남아 있다. 남남갈등을 풀고 화해하려면 진보 진영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가 16일 오후 문성현 대표 등 당직자들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처음으로 참배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현충원에 친일 경력자·독재자 등이 있다는 이유로 이 곳을 찾지 않았다. 권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동당의 가슴 속에도 이념의 대립과 미움이 남아 있다. 남남갈등을 풀고 화해하려면 진보 진영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권영길 후보가 넘어야 할 산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결선 투표에서 권영길 후보가 심상정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데엔, ‘권영길’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조직력이 가장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이 점은 본선에서 “민주노동당엔 권영길 밖에 없느냐”는 식상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권 후보가 ‘300만표 득표’라는 당의 1차 목표를 이루려면 이런 식상함을 뛰어넘어야 한다. 또 결선투표에서 5.4%포인트 차로 심 후보를 힘겹게 이긴 만큼, 당원들의 ‘혁신’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인지도·조직력’ 경선 승인이 본선서 약점 될수도
공약 실현 설득력 높이고 당내 혁신 요구 부응을

민주노동당 결선토표 결과
민주노동당 결선토표 결과
■ 승인=권 후보 승리의 첫번째 이유로는 두 번의 대선 출마 경험으로 쌓아 올린 신뢰감을 들 수 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그가 가진 상징성과 안정감은 다른 두 후보가 못 가진 큰 자산이다.

권 후보의 탄탄한 조직력도 핵심적인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당내 60% 가량을 차지하는 자주파(NL) 지도부의 지지 결정은 자주파 부동층이 권 후보 쪽으로 돌아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권 후보 선대본의 한 핵심 인사는 “자주파들이 현장에서 사람들을 접촉하며 직접 뛰는 방식으로 앞선 조직력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 본선 과제와 전략=권 후보가 넘어야 할 첫번째 산은 “또 권영길이냐”는 국민들의 의문을 “왜 권영길이어야만 하는지”로 풀어주는 일이다. 끊임없는 혁신을 생명으로 하는 진보정당의 ‘간판’이 10년동안 변하지 않았다는 건 그 자체로 약점이 될 수 있다. 권 후보 쪽이 ‘다이나믹 권영길’이란 슬로건을 내건 것도 이를 의식한 탓이다. 권 후보 스스로도 지난 15일 후보 당선 뒤 “창당과 원내진출을 이끌어 낸 지난 2번의 출마와 달리, 이번은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한 첫 도전이다. 역동적인 권영길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의 역대 대선 득표수 및 득표율
권영길 후보의 역대 대선 득표수 및 득표율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탓에, 정책이나 도덕성 등 권 후보가 거쳐야 할 ‘검증’의 강도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 특히 무상의료·무상교육 등 ‘좋아 보이는’ 정책이 ‘실현 가능한’ 것임을 증명하고 설득하는 게 권 후보의 큰 숙제다. 김윤철 전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권 후보의 진보적 소신을 얼마나 국민 상식에 맞게 풀어내 소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당 혁신에 대한 당원들의 바람도 실현해야 할 과제다. ‘세대교체론’을 전면에 내건 심 후보와 누구도 예상치 못한 5.4%포인트(1987표) 차의 박빙 승부를 벌인 것은, 그만큼 당이 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권 후보 쪽은 △정규직당 △친북당 △정파정당 △대안없는 반대당 △운동권·구태 정당 등 당을 겨냥한 5가지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정파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 온 비례대표 선출 방식과 당직겸직 금지 조항을 바꾸고, 사회연대 전략을 구체화해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도 권 후보 앞에 놓인 숙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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