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이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개혁세력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며 대선 불출마와 우리당 탈당을 선언한 뒤 인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건·정운찬 이어 ‘불출마선언’…범여권 경선에 영향
“당적 벗고 벌판으로 달려갈 것” 탈당의사까지 밝혀
“당적 벗고 벌판으로 달려갈 것” 탈당의사까지 밝혀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은 12일 평화개혁세력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며 대선 불출마와 우리당 탈당을 선언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시간 이후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중단하고 평화개혁세력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온몸을 던질 것"이라며 "저에게 가진 기득권이 있다면 전부 던지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고 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에 이은 것이다.
우리당 내에서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함께 당내 최대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김 전 의장이 백의종군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범여권의 대통합 구도는 물론 대선 경선 가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장은 "지금 이 순간부터 열린우리당의 당적을 벗고 대통합의 광장을 만들기 위해 벌판으로 달려가겠다"며 "모두가 결단하면 통합을 이룰 수 있다. 6월까지 결단하면 시간의 장애물을 함께 넘을 수 있다"고 탈당의 뜻을 밝혔다.
김 전 의장은 "2007년 대선이 대한민국의 10년 미래를 가르는 분수령이기에 모든 것을 걸고 버릴 것이 있다면 버리겠다. 국민에게 돌려드릴 것이 있다면 다 돌려드리겠다"며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 역시 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해 대통합 불발시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쳤다.
그는 한명숙(韓明淑) 전 총리,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千正培) 의원, 김혁규(金爀珪) 의원,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 손학규(孫鶴圭) 전 지사, 문국현(文國現) 유한킴벌리 사장의 이름을 차례로 거론한 뒤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는 장이 바로 완전한 국민참여경선, 오픈 프라이머리"라며 "조건 없이 국면경선 참여를 선언해 경쟁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우리당과 중도통합신당, 민주당에 대해 "소통합을 반대하고 국민 속으로 함께 들어가 대통합의 징검다리가 돼 달라"며 "국민들과 함께하는 국민경선 축제를 준비하고 대선승리와 대통합의 시나리오를 함께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의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해서도 "안정적 국정 마무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아울러 반평생 노 대통령과 뜻을 함께 해온 수많은 사람들이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미래에 대한 준비는 그분들에게 맡겨줄 것을 요청한다"며 `정치 불개입'을 요구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으나 제주.울산 경선에서 최하위를 기록하자 3월12일 당시 7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경선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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