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확대’ 등 중재안 발표
여론조사 반영비율 가중치 산정
여론조사 반영비율 가중치 산정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9일 논란을 빚어온 대선후보 경선 룰과 관련해 선거인단 확대 및 투표율 제고, 국민투표율의 하한선 보장을 통한 여론조사 비율의 가중치 산정 등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전격 발표했다.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즉각 캠프 회의를 소집해 강 대표 중재안의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민심과 당심’의 5대5 반영을 주장해온 이 전 시장측과 현 경선룰 수정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보여온 박 전 대표측이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한나라당 내분 사태는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양측이 중재안을 받아들일 경우 한나라당 내분 사태는 수습국면에 접어들게 되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이를 거부할 경우, 당내 갈등은 더욱 고조되면서 파국을 향해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중재안 내용을 설명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두달동안 지루하게 끌어온 한나라당의 경선 룰 논쟁을 이제 끝낼 때가 됐다"며 "저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는 분들이 지난 3월 합의했던 사항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중재안에서 선거인단 수를 현행 20만명에서 유권자 총수의 0.5%인 23만1천652명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저는 유권자 총수의 0.5% 규모로 선거인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고 대선주자들도 수용했었다"며 "그러나 당시 경선준비위에서 임의로 20만명으로 줄이면서 모든 분쟁의 빌미가 됐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논란의 핵심인 여론조사 반영비율과 관련해서는 국민투표율이 3분의2(67%)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를 3분의 2로 간주하고,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가중치 산정에 적용할 것을 제의했다. 즉, 일반국민 투표율이 67%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유효투표수 계산시 이를 67%로 환산하고, 대의원.당원.국민투표율 평균치를 여론조사 반영비율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여론조사 반영비율은 최소한 70%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당초 이 전 시장측은 선거인단 20만명의 20%인 4만명의 숫자를 그대로 반영해 달라고 요구한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유효투표수의 20%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강 대표는 이와관련, "기계적으로 당심과 민심의 반영결과를 50대50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면서도 "당원과 국민의 참여기회를 50대50으로 동등하게 설정한 당헌의 정신도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고 말해 이번 안이 박.이 두 주자측의 주장을 절충한 안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투표율 제고를 위해 투표소를 시.군.구 단위로 확대하고 하루에 동시 투표를 해서 국민참여를 높이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강 대표는 "투표율이 높아지면 논란거리인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중요성은 크게 퇴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의 이번 중재안은 오는 21일 전국위원회에 회부돼 최종 확정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그는 "더 이상 경선 룰 논의가 표류해선 안된다"며 "비록 최선은 아니더라도 파국을 피하기 위해 차차선마저 수용하는 슬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강 대표측은 중재안 내용에 대해 사전에 양측 캠프와 조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양측 캠프는 즉각 긴급회의를 열고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이 전시장과 박 전 대표측은 일단 "미흡하다" "일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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