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민심-당심 반반씩”
김재원, 여론조사 20% 고집
김재원, 여론조사 20% 고집
내분을 가까스로 봉합한 한나라당이 3일 1주일만에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새출발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가 군데군데 남아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재섭 대표는 “자리에 연연해 적당히 봉합하며 시간을 끌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출발을 하는 한나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4일 열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와의 3자 회동과 관련해 “앞으로 자해행위가 되는 상호 비방, 음해행위에 대해선 엄단 방침을 밝힐 것”이라며 “캠프에 사람들을 다 불러들여 당이 회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따끔히 말씀드리겠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경선 규정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금명간 내가 주도해 경선 규정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두 대선 주자 진영은 곧바로 ‘경선 규정’ 신경전에 들어갔다. 사퇴 뜻을 접은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최소한 민심과 당심을 반반씩 반영하는 규정만이라도 지켜야 한다”며 경선 규정에선 양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현재 ‘경선 선거인단 20만명’(대의원 4만명, 책임당원 6만명, 일반국민 6만명, 여론조사 4만명, 2:3:3:2)의 2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 반영 방식과 관련해 박 전 대표 쪽은 ‘20%’라는 비율을, 이 전 시장 쪽은 ‘4만명’이라는 숫자를 각각 고집해왔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대리인인 김재원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을 투표에 참가시킬 수 있는 국민적 공감대와 붐 조성이 중요하지, 비율을 비틀어 합의사항을 깨려는 건 정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여론조사 반영비율 문제에서 양보할 뜻이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4일의 3자 회동에서 경선 규정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 실마리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지만, 쉽사리 타협이 이뤄질지 매우 불투명하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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