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과 박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 변호사 겸직 의혹 등에 질의가 집중됐다. 국가보훈처는 다음달 5일 시행되는 개정 정부조직법에 따라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을 초대 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지난 9일 지명했다.
박 후보자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이 ‘개인적인 소신인지, 아니면 보훈처 계획에 따른 것인지’ 묻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제 개인적 소신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개인 소신이 중요한 게 아니다. 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할 적절한 답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이 독립에 공이 있더라도 장기집권을 하려고 부정선거를 꾸미다 4·19 혁명으로 물러났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 없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박 후보자는 기념관 건립 중기사업계획을 세워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현재 시점에서는 정해진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보훈처는 지난달 <한겨레>의 질의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위해 3년간 460여억원을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전관예우 특혜와 국회의원·변호사 겸직 의혹도 검증대에 올랐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2006년 검사를 사직할 때 건강상, 경제상 이유로 사직했다. 2008년 국회의원 당선되고 나서 (재산) 신고내역을 보니까 25억8000만원이다. 만 1년도 안 됐는데 이렇게 재산이 늘었다”며 “서울중앙지검 바로 옆에 서초동에 (변호사) 개업했는데 전형적인 전관예우”라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여러 가지로 의원님 지적이 맞다고 본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가 제18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변호사로 사건을 수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는 지난 2008년 국회의원이 되자 후배들을 모아 ‘법무법인 하늘’을 개업했다. 국회법과 변호사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전관예우의 잘못된 특혜를 계속 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문에 남아 있는 16건 넘는 박 후보자의 (변호사) 선임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당시에 국회의원의 변호사 겸직 부분에 대한 (규정은) 지금과는 달랐던 것으로 안다. 이번에 확인해 보니 지난 2008년 9월1일자로 변호사 휴직을 확실하게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 해서 그동안 세심하게 못 살핀 점에 이해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의원 시절 사건 수임 기록과 관련해 최근 언론에 “로펌 직원의 착오로 박 후보자의 이름이 소송 서류에 함께 기재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날 윤영덕 민주당 의원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느냐”고 묻는 등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의가 6차례 나왔으나 박 후보자는 “저는 1년 동안 새벽 4시께 되면 일어나는데, 일어나서 잘 때까지 오로지 국가보훈부만 생각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초대 보훈부 장관 자리가 총선을 위해 거쳐 가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후보자께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도록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