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가)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 탈당한 뒤 귀국해 수사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23일 귀국길에 올라 24일 낮 국내에 입국한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프랑스 파리 3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해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당원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당하게 검찰의 수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검찰의 소환이 없지만 가능한 빨리 귀국해 조사에 당당하게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을 향해선 “제가 귀국하면 저와 함께한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달라”고 촉구했다. 검찰은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후보 캠프 인사들이 국회의원·대의원 등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다만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모든 사안에 대해 구체적 논박을 벌이면 논란이 되기에 돌아가서 하나하나 설명드리겠다”면서도 ‘돈봉투 의혹을 전혀 몰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4월18일 후보 등록 이후 전국 순회강연, 방송토론 등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며 “후보가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던 사정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보고를 받은 일이 없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며 “민주당 역사에서 양대 계보가 아닌 제3의 계보의 후보가 대표가 된 것 처음이다. 세 번 출마해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었다”고 답했다. 다른 후보들에 견줘 앞선 상황에서 금품을 동원할 이유가 없었다는 취지다.
송 전 대표는 금품살포 전체 과정에서 주도적 구실을 한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전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선 “강래구 감사는 지난 총선때 출마를 포기하고 수자원공사 감사(공직자)가 됐기 때문에 전당대회 캠프에 참여할 신분과 위치가 아니었던 것만 말씀드린다”며 말을 아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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