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핵심 인물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쩌다 이런 의혹에 휘말리게 됐는지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3만건으로 알려진 통화녹음 당사자인 이 전 부총장은 대략 2015년께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서초갑 지역에서 20·21대 국회의원 선거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서초구청장에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정책위 부의장, 서울시당 여성위원장 등을 맡은 적도 있다. 스킨십이 좋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도 인맥을 쌓아왔다고 한다. 2017·2022년 대선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 부본부장을 맡았다.
지역 사업가들로부터 선거 자금을 조달한 혐의를 받는 강 위원은 2007년 정동영 대통령 후보 선대위 총괄조직국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당에서 부대변인, 조직국장, 청년국장 등을 지냈다. 강 위원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조직부총장에 임명돼, 박 전 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대전 동구지역위원장을 맡았던 강 위원은 19·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이들은 원외에서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당대표 선거에 세차례 도전한 송 전 대표와 가까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송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정근씨는 자기가 원래 송영길 대표와 친하다며 2021년 전당대회 때 캠프에 제 발로 들어오더라”고 말했다. 강 위원은 2018년 전당대회에서도 송 전 대표의 캠프에서 뛰었고, 2021년 전당대회에선 조직을 담당했다.
전당대회 직전인 2021년 4월 말께 이 전 부총장과 강 위원이 나눈 전화통화 녹취 파일을 확인 중인 검찰은, 돈봉투가 오간 시기도 이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안에선, 당시 전당대회가 송 전 대표와 홍영표·우원식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진 가운데 송 전 대표가 홍 의원한테 밀리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송 전 대표 쪽이 무리수를 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시 전당대회 사정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막판에 친문재인계인 홍영표 후보가 청와대와의 호흡을 강조하며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어서, 당대표 선거만 ‘3수’를 한 송영길 후보는 절박했을 것”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전대에서 35.60%를 득표하며 35.01%를 얻은 홍영표 의원을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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