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대통령실의 <문화방송>(MBC)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입만 열면 자유를 얘기하더니 스스로 가치와 철학을 부정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1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 중에 하나가 언론 자유”라며 “대통령께서 입만 열면 자유를 계속 얘기하시는 분 아니냐. 대통령께서 스스로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부정을 하시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개 연설에 나설 때마다 ‘자유’를 강조해온 점을 들어 엠비시 배제를 비판한 것이다. 이어 이 대표는 “대통령 해외순방 때 항상 대통령의 말씀 때문에 외교 참사가 자처됐었는데, 본인 스스로의 실수나 잘못을 돌아보시지 않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 대해서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 “이 문제는 대통령의 인식, 이것을 전환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께서 어저께도 소위 국민의힘 윤핵관들한테 전화해서 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못 지켜주냐고 호통을 치셨다고 하는데, 이게 지금 대통령의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자기 사람 지키기에 정신이 없으신 상태,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그 하부 기관이 다 똑같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과 대통령실의 후속 대처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자신을 의회주의자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이번 사태를 보고) 저는 정말 반의회주의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입법부를 어떻게 생각하시길래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국회의원들한테 자신의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고 호통을 치시고, 또 그것을 냉큼 소위 윤핵관들이 받아서 자기 당의, 자당의 지도부들한테 또 문제제기를 하겠느냐”며 “대통령께서 자중을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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