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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다함께 만들어야 할 ‘청년 희망 보고서’

등록 2015-08-18 18:26수정 2015-08-19 11:34

부족하고 불안한 일자리, 과도한 주거비와 빚 부담, 부모의 도움 없이는 가정을 꾸리는 것마저 두려운 현실…. 오늘날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공통의 문제들이다. 청년문제는 단순히 특정한 생애주기에 속하는 인구집단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문제다. 이런 이유로 18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개원 기념 심포지엄에선 청년문제를 풀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대타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연구원 사회조사센터의 청년의식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청년 고용지표 등 지금까지 공식 통계에서 드러난 상황보다 더욱 심각했다. 먼저 취업·주거·결혼·출산·인간관계 등 기본적 삶의 기회에 대한 자신감을 물어봐서 산출한 ‘활력지수’가 눈에 띈다. 100점 만점에 50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평균적으로 청년들은 희망과 기대감보다 절망과 불안감에 찌들어 있다는 얘기다.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더 큰 문제는, 청년세대 안에서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조건과 환경의 차이를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스스로의 능력이나 노력보다 부모의 소득이나 자산 수준에 따라 출발선부터 달라지는 ‘세습 자본주의’가 청년들의 생각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말해준다. 이 때문에 청년층에서는 우리 사회가 노력에 따른 공정한 대가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80%를 훌쩍 넘어섰고, 한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처럼 스스로 ‘차별과 절망의 늪’에 빠졌다고 여기는 청년이 늘어난 근본적인 이유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일자리 부족 현상 때문이다. 청년들은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매우 회의하고 있다. 청년고용 활성화 방안으로 장년층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설문조사에선 임금피크제로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견이 75%가 넘게 나왔다.

청년들이 맞닥뜨린 절망적인 현실을 목도한다면 기성세대는 안타까움을 넘어 죄책감을 느껴야 마땅할 것이다. 실효성 없는 정책만 남발하는 정부나 기업의 책임 방기를 탓할 수만은 없다. 정부, 기업, 노동계는 물론이고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청년고용 확대라는 목표에 동의한다면, 각 경제주체들은 어떤 책임과 부담을 감수할 것인지 고민해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줄 ‘희망 보고서’ 작성에 다함께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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