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홍익표 의원(3선)이 뽑혔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26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중책을 맡게 됐다. 앞서 중도 사퇴한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내홍 수습은 물론 내년 4월 총선의 성패를 좌우할 의정활동을 앞장서 이끌게 된다.
홍 신임 원내대표 앞에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무거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당 내분 수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가결된 뒤 민주당 내부는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애초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겼다. 그런데도 의외의 결과가 나오자 정청래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지도부는 ‘해당’, ‘색출’, ‘응징’ 등 거친 언사를 쓰며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을 ‘배신자’로 몰아세우고 있다.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생각과 판단이 달랐다고 해서 이렇게 대한다면 내분의 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는 민주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홍 신임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범친명계’로 분류된다. 이 대표 등 현 지도부와 생각의 결이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받는다. 이날 새 원내대표로 홍 의원이 선출된 데는 내분 수습과 통합에 대한 기대치가 두루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홍 신임 원내대표도 마침 취임 일성으로 ‘원팀’을 강조했다. 당선된 뒤 “민주당 내 분열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것에 나서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특히 “(의원) 한분 한분의 의견을 잘 경청하겠다”는 다짐이 말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홍 신임 원내대표의 소임은 당내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종된 정치의 복원도 당연히 포함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야 관계는 대결로 일관해온 것이 사실이다. 대화와 협상이 사라졌다. 책임의 상당 부분이 대통령실에 휘둘리는 국민의힘에 있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이 정부가 국회에 대한 존중과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있는지 매우 회의적”이라면서도 “정기국회에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반대할 것은 분명히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마침 국민의힘도 “민생을 위한 정치 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할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홍 신임 원내대표 선출이 민생 중심 정치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