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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이종규의 마주보기] 한겨레 주주·독자들의 ‘구독 나눔’ 캠페인

등록 2018-09-20 18:19수정 2018-09-20 19:52

이종규
콘텐츠1부문장

“평화와 통일 시대를 여는 희망 언론, 더 많은 이들에게 ‘한겨레’를 보내줍시다.”

지난 17일치 <한겨레> 9면에는 다른 신문에선 보기 힘든 광고가 실렸습니다. 한겨레 주주와 독자들에게 ‘구독 나눔’ 캠페인을 제안하는 광고입니다. 구독료 후원을 통해 한겨레의 목소리가 필요한 곳에 한겨레를 1년간 보내주자는 내용입니다. 물론 캠페인을 제안하고 광고를 실은 이들도 한겨레 주주·독자들입니다. 한겨레주주통신원회(한주회)와 ‘문화공간 온’ 협동조합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한주회는 한겨레 주주들이 만들어가는 뉴스 커뮤니티 <한겨레:온>의 주주통신원으로 활동하는 이들의 모임이고, ‘문화공간 온’은 한겨레 주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200여명의 시민이 출자해 설립한 협동조합 카페입니다. <한겨레:온>이 주주·독자와 시민들의 온라인 소통 공간이라면, ‘문화공간 온’은 오프라인 어울림 마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주주·독자 소통 업무를 담당하면서 주주통신원과 ‘문화공간 온’ 조합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몇차례 있었습니다. 어쩌면 한겨레 직원인 저보다 더 한겨레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겨레 주주·독자의 고령화와 신문 독자 감소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쓴소리를 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그 질책 속에도 ‘한겨레가 더 잘됐으면 좋겠는데, 왜 이 정도밖에 못 하나’ 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었습니다.

주주통신원들은 한겨레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문화공간 온’에서 이뤄진 ‘한겨레 주식 나눔’이 한 사례입니다. 자신들이 갖고 있던 한겨레 주식의 일부(300만원어치)를 아들딸뻘의 청년들에게 나눠 준 겁니다. 지난 6월부터는 ‘문화공간 온’ 조합원들과 함께 주주와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희망 언론 한겨레 씨앗 심기’라는 이름의 구독 권유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진표 한주회 전국운영위원장과 이상직 ‘문화공간 온’ 이사장은 캠페인 참여를 호소하는 글에서 “다시 30년을 준비하는 한겨레를 위해, 30년 전 그랬던 것처럼, 주주들이 다시 한 번 행동하자. 그리고 한겨레가 잘못된 길로 가려 하면 단호하게 회초리를 치자”고 제안했습니다.

‘문화공간 온’에서 만난 몇몇 창간 주주 독자들한테서 ‘한겨레 독자 배가 운동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그 마음만으로도 고맙다고 여겼을 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탓에 신문 독자 한명 늘리기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구독 캠페인에 나서주시는 걸 보니,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합니다. 다 큰 자식이 부모한테 용돈을 받아 쓰는 것 같아 면목이 없습니다.

한겨레 주주·독자들이 신문 구독 운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한겨레신문발전연대를 비롯해 부산주주독자클럽, 경남주주독자클럽 등 곳곳의 주주·독자 모임에서도 오래전부터 독자 늘리기에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겨레는 정말 많은 분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말, 한 주주 독자는 손수 재배한 복숭아를 한겨레로 보내주셨습니다. 자신을 “‘한겨레’ 하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아직도 감성이 풍부한 아저씨”라고 소개한 그분은 복숭아와 함께 보낸 편지 말미에 이렇게 썼습니다.

“세상을 알리는 붓끝이 무뎌지지 아니하도록 고민해주십사 하는 소박한 바람뿐입니다. 저는 한겨레와 영원히 함께할 겁니다.” 그분의 ‘소박한 바람’을 늘 마음에 새기는 것이 주주·독자들의 과분한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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