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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에너지 노예

등록 2015-03-25 19:01

한여름 자동차 문을 열 때, 가득한 태양에너지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보닛에 간단한 태양열 전지판만 달아도 노트북이며 스마트폰 정도는 쉽게 충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 어려운 기술도 아닐 거 같다. 그런데 왜 상용되지 않는 걸까. 석유를 팔아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세계경제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 태양열자동차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를 더욱 싸고 질 높게 공급할 수 있다 해도 자본권력은 그 기술의 대중화를 단속할 것이다. 지구 같은 행성을 백개쯤 파괴한다 해도 그들은 탐욕을 포기하지 않으리라.

김선우 시인·소설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수년 전 ‘오로빌’ 공동체에서 자전거 페달을 돌려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전깃불 없는 오두막에서 비 내리는 밤은 깊고 자전거 페달을 돌려 생산한 전력으로 영화를 보는 맛! 낭만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삶이다. 현대인은 하루에 일인당 200명이 넘는 에너지 노예를 부리며 사는 셈이라고 한다. 한 실험의 결과 영국의 4인 가족이 토스트 두 장을 굽기 위해 11명이, 오븐을 데우는 데에만 24명이 페달을 돌리는 노역이 필요했다. 전기사용량을 줄이면 되는데, 전기를 ‘싼값에 풍족히 쓰겠다’는 탐욕이 핵발전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특히 한국의 산업용 전기는 가정용 전기에 비해 거의 원가 이하로 제공된다. 밀양 송전탑 문제의 뿌리에 있는 핵발전소는 ‘에너지 탐욕’과 연결된다. 내 자리에선 무얼 할 수 있나 고민한다. 가끔 ‘캔들 나이트’로 부채감을 씻을 뿐이지만.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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