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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연예인은 공인인가

등록 2015-03-01 19:29


김선우 시인·소설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우리는 ‘공인’이라는 말을 매우 모호하게 쓴다. 흔히 연예인에게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공인”이라는 식의 말을 하지만,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 연예인은 단지 유명인(셀레브리티)일 뿐이다. 곧잘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몇몇 할리우드 스타를 떠올려보라. ‘공인이므로’ 방정한 행실을 보여야 할 책임과 의무가 그들에겐 없다. 그저 자기 방식대로 살 뿐이며, 그런 그들을 좋아하는 대중과 싫어하는 대중이 있을 뿐이다. 위법을 저지르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법적 처벌을 받으면 되고, 대중의 사랑에 기댄 유명세가 하향되는 것으로 유명인으로서의 죗값을 자연스레 치른다. 연예인의 선행 역시 공인으로서가 아니라 유명한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 하는 것이다. 기부와 선행은 한 사회의 ‘성숙한 어른’으로서 자기 삶을 아름답게 누리는 한 방식이다. 그렇다면 공인은 누구인가. 애꿎은 연예인이 아니라 국민/시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이들이다.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을 비롯해 공공기관, 공공단체에서 일하는 이들은 모두 공인이다. 이들은 월급 받는 동안 공인으로서의 공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 그들에게 ‘공공성에의 기여’와 ‘공공선’에 대한 질 높은 감각을 요구하는 것은 시민의 권리이며,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를 자제하고 공적 의무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인의 의무다. 그 의무가 힘들면 대통령이건 장관이건 그만둬야 한다. 이 나라에선 심지어 감옥에 가는 게 합당한 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총리도 하고 공공기관단체장도 한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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