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굴뚝에 오른 지 한달이다. 그동안 쌍용차 굴뚝은 사람이 사람에 대해 가지는 우정의 연대가 폭넓게 펼쳐지는 ‘신개념굴뚝’이 되어가고 있다. 굴뚝 밑에서 함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이창근과 김정욱이 만드는 티볼리를 타고 싶다’며 전국에서 응원하는 마음들, 오체투지로 차디찬 길바닥을 행진하며 간절함을 더하는 사람들. 70미터 공중과 지상의 낮은 땅은 따스한 체온으로 연결되어 차디찬 겨울을 통과하는 중이다. 체온의 연대이므로 오래갈 것이다. 쌍용자동차에 진심으로 조언드린다. 굴뚝에 대한 퇴거단행 가처분, 하루 200만원의 강제금, 이런 강경 태도가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 아시면 좋겠다. 굴뚝 사람들과 함께해야 신차 티볼리는 성공할 수 있다. 소형 스포츠실용차인 티볼리의 잠재구매자들은 굴뚝과 연대하는 이 시대 평범한 ‘보통사람들’이다. 회사는 강제금 운운이 아니라 굴뚝 사람들과 전폭적인 대화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신차 판매로 경영이 정상화되면’ 해고자복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식의 태도는 구태의연의 답습이다.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이 먼저 이루어져야’ 경영이 정상화되는 거다. 자동차 만드는 걸 좋아하고 회사를 사랑했던 평범한 가장들인 해고노동자들이 복직되어 신명나게 티볼리를 만드는 그 과정 자체가 티볼리 성공에 결정적인 힘이 될 거라는 말이다. ‘회계조작 부당해고로 26명을 죽음으로 내몬 회사의 티볼리’로 기억되고 싶은가, ‘복직된 노동자들이 만든 희망의 티볼리’로 기억되고 싶은가.
김선우 시인·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