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시인·소설가
지난달 중순 ‘서울시민 인권헌장’ 공청회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성소수자 혐오자들이 행사 진행 방해는 물론 인권활동가들을 모욕하며 폭력까지 행사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시민들이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과 서울시의 책무를 구체화하는 헌장인데, 초안에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그 때문에 보수 기독교 단체를 비롯한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반발해 왔다. 지난주엔 ‘인권중심 사람’ 모임에서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 제도 평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역시 성소수자 혐오자들이 행사를 방해할 거라는 제보에 급히 모인 60여명의 인권활동가들과 지역주민들이 행사장을 지켜야 했다. 인권활동가들의 슬로건은 이러했다. “인권중심 사람에 혐오가 발 디딜 공간은 없습니다.” 어떤 소수자도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런 상식이 여전히 이토록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는 이유는 편견과 무지 때문이다. 갈대구멍에 눈을 대고 자기가 보는 하늘만이 하늘이라 주장하는 사람들, 그들이 매일 부르는 하느님이 저 무지몽매한 갈대구멍을 좀 걷어치워 주셨으면! 제발 있는 그대로의 하늘을 보자. 편견으로 구획되지 않은 광활한 자유의 탁 트인 하늘을 보고, 느끼고, 숨 쉬자. 사랑할 시간도 모자라는 판에 혐오로 낭비하는 인생이란 얼마나 불행한가. 올해는 ‘인권재단 사람’이 첫걸음을 뗀 지 10주년이라 한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와 함께 인권의 지평을 넓혀 온 아름다운 사람들을 응원해 주시길.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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