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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명품 덕

등록 2014-09-15 18:21

김선우 시인·소설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작가님. 욕심이 불행을 부른다던데. 그래서 욕심 많은 제가 불행한가 봐요. 에이,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욕심, 욕망은 삶의 동력이 되죠. ‘마음을 비우려는 욕심’, 이건 좋은 욕망이죠.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욕망, 좋은 사랑을 하고 싶은 욕망, 이런 좋은 욕망은 응원하고 힘줘야 해요. 욕망이란 저 괴상한 ‘순수이성’ 같은 관념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작가님. 어떤 욕망이 너무 괴롭혀요. 부끄럽지만 ○○ 브랜드 신상 백이 너무 갖고 싶거든요. 하하. 간단하네요. 마음만 비우면 되는 거잖아요. 명품 가방이나 옷을 싫어해서리, 제가 잘 이해 못 하는 욕망이긴 하네요. 헉, 그래요? 명품을 어떻게 싫어할 수 있죠? 말씀과 달리 욕망에 솔직하지 않은 거 아녜요? 명품 자체가 싫다기보다 ‘명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표현하는 욕망이 슬프지 않아요? 명품 물건 가졌다고 그 사람이 명품이 되는 게 아니란 건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잖아요. 휘발성 위로에 불과하죠. 진짜 멋진 건, 바로 당신이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 사람 참 멋지지!’ 하는 바로 그거! 그런 아우라를 만들어가려고 욕심부려야 하는 거겠죠. 네에. 그런데 정말 작가님은 명품이 싫어요? 솔직히 말해보세요. 명품이 왜 싫겠어요? 장인정신이 깃든 물건은 사람을 반하게 하죠. 장인의 물건과 ‘명품 시장’은 다른 문제고요. 저도 이십대엔 명품 좋아했어요. 그런데 명품 덕 본 게 없네요.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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