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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강원도의 눈물

등록 2014-09-10 18:39

김선우 시인·소설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강원도 골프장 문제는 산발적으로 흩어진 골프장 예정지들에 대한 싸움이 개별적으로 진행되어온 터라 참으로 오래 끌어왔다. 강릉 구정리, 홍천 월운리, 갈마곡리는 주민들이 승리했다. 홍천의 구만리와 동막리는 아직 소송이 남았다. 한반도에서 그나마 강원도의 자연이 지켜져 이 땅의 허파 구실을 한다. 그런데 강원도지사 최문순씨의 골프장을 위한 토지강제수용위원회 개최의 변을 보면 정말이지 화가 난다. ‘내가 있는 한 골프장 토지강제수용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당선된 야당 도지사를 만나러 간 동막리 주민들이 당한 일을 나중에야 들었다. 청경을 동원한 정문 봉쇄, 미행, 화장실 사용 금지, 음식물과 물 반입 금지, 깔개와 이불 압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조상의 묘까지 잃어버린 주민들이 ‘힘없는 우리가 죕니다’라며 통곡했다. 주민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신청을 했고, 이를 받아들인 인권위의 조사와 권고로 음식물 반입 허용, 화장실 개방, 침구류 사용, 출입통제 해제 등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한 번 부끄러웠다. 야당 도지사의 반인권 행위를 여당 정부가 시정해준 셈 아닌가.

9월12일, 동막리 대책위와 홍천군수가 다시 만난다고 한다.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군수, 진정성을 가진 도지사를 보고 싶다. 자본이라는 강자 앞에 평생 자신들이 일궈온 땅을 덜컥 빼앗겨야 하는 약자의 삶을 보살피지 않는다면 그것을 어떻게 정치라 하겠는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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