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비어는 흐를 유(流) 자에 바퀴벌레 비(蜚) 자를 쓴다.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시체장사’라느니 차마 옮겨 적을 수조차 없는 말들이 떼로 출현해 기어 다니고 있다. 잔인한 말들의 세상을 내려다보는 저편 세상의 망자들, 그 고통과 눈물이 떠올라 내리는 빗방울 하나에도 가슴이 아프다. 특히 에스엔에스(SNS)나 댓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주도면밀히 확산되는 유언비어가 있다. 목숨을 걸고 딸의 죽음을 밝히려는 보통사람인 한 개인을 과녁으로 삼은 억측과 비방이 바로 그것이다. 누구나 인간으로서 백퍼센트 완전할 수 없다.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옳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일 뿐이다. 옳은 것은 옳은 것. 정의란 그런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가슴에 못을 박는 지금의 막장 유언비어의 생산과 유통은 어쩌면 이토록 야만적인가. 단순히 불확실한 사적 정보나 상대적 박탈감이 빚은 오해라고 보기엔 너무 악의적이고 지능적이고 조직적이다. ‘세월호 유가족이 제안한 특별법’이 국민적 요구로 나아가고 있는 현재의 흐름을 끊어내려는 의도가 역력하지 않은가. 세월호의 진실을 삼키고자 하는 자는 누구인가? 여당은 물론 국방부, 국정원, 청와대 등을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이 서글프다. 유언비어는 범죄다. 이대로 두면 악취 풍기는 큰빗이끼벌레처럼 대한민국이라는 강에서 생명의 진실을 잠식해버릴 것이다. 사이버수사대와 검경은 당장 세월호 유가족을 비방하는 범죄행위를 수사해야 한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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