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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제돌이

등록 2014-07-15 18:31

지난 여름바다의 기억으로 가장 생생한 것은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뒷모습이다. 푸른 바닷물 속으로 머뭇머뭇 수줍게 헤엄쳐 가던 돌고래 제돌이. 이제 곧 제돌이와 춘삼이가 방류된 지 1년이 된다. 그들은 완전한 존재로서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방류 현장에 있었던 임순례 감독에게 제돌이 보낼 때 기분이 어땠냐고 물은 적 있다. “제돌이 방류 이전의 제주바다와 이후의 바다가 다르게 다가온다”는 대답이 왔다. 마치 소중한 애인이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아하, 이런 사랑! 여기를 떠나 저기로 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더욱 생생해지기도 한다. 자유의 몸이 된 누군가를 통해 문득 사랑을 깨닫고, 너의 자유가 나의 자유로 흐뭇해지는 장관 말이다.

제돌이와 춘삼이가 바다로 돌아간 지난해 7월18일은 한국에서 ‘동물권’에 대한 의식이 큰 걸음을 뗀 날이다. 자축할만하다. 시민들의 요구에 의한 법원 판결을 통해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낸 것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수족관에 전시되거나 쇼에 동원되는 돌고래가 51마리나 된다고 한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북극 흰고래들도 수조에 갇혀 있다. 거제씨월드, 한화아쿠아플라넷, 제2롯데월드 등도 관광객 유치의 상업 목적을 위해 여전히 돌고래를 이용하려는 심산이다. 야생 포획된 고래의 수입을 환경부가 계속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족관, 동물원 관련법이 하루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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