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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군대여, 안녕

등록 2014-06-29 18:36

지오피(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을 바라보는 많은 시각이 있을 텐데, 나는 사건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이런 말을 되뇌고 있다.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강고한 금기이자 함부로 입에 올리면 몰매 맞게 될 수도 있는 말. 그래도 하고 싶다. “군대 폐지!”

군복무 중 매년 100여명이 자살하고 5천여명에 달하는 정신질환자가 발생한다는 게 쉬쉬하며 떠도는 검은 통계이다. 이런 곳에 청년들을 몰아넣고 개개인의 적응력 문제를 운운한다는 게 나는 끔찍하다. 군대의 존재이유가 평화를 위함이라고? 과연 그런가. 코스타리카 이야길 하고 싶다. 라틴아메리카의 유일한 중립국인 코스타리카는 스페인, 멕시코, 미국, 그리고 다시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온 19세기를 어렵게 통과했지만, 독립 후 1949년 새 헌법 제정과 함께 중남미에서 가장 안정적인 나라로 자리잡았다. 새 헌법의 핵심은 군대 폐지였다. 중남미 정세가 평화로워서 군대가 필요 없었냐고? 미-소 냉전체제가 극심하던 그 무렵 전세계가 그랬듯이 중남미 역시 일촉즉발 화약고였다. 그럴 때 그들은 ‘자발적으로’ 군대를 버렸고, 지금껏 중남미 다른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이 평화로운 나라를 꾸려가고 있다. 이것은 군사력의 상호 균형을 통해서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맹신=주술’을 뒤엎는 생생한 예다. 군대 폐지 이후 코스타리카는 군대에 들일 비용을 민주주의, 인권, 환경에 투입했고 지금은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군에 해당한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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