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포천의 아프리카박물관을 80억원에 매입했다가 4년 만에 다시 팔려고 내놨다. 그곳은 입장료를 받는 아프리카 공연장과 민예품을 파는 매장이 주요 시설인 상업박물관이고, 딸린 부지가 3만3050㎡나 되는 곳인데 한국의 국회의원에게 그게 왜 필요했을까. 아프리카 문화예술을 남달리 사랑해서? 아프리카를 돕는 구호사업을 위해? 그게 말도 안 되는 게 아프리카인으로 구성된 예술공연단원들에게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아 노동착취 논란을 빚은 곳이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그 땅은 홍 의원이 매입할 때 이미 개발제한구역이 풀리면서 떼돈을 벌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던 터다.
상상해본다. 꿈같은 일이지만, 그 땅을 집 없는 지역구민들에게 나눠주려고 샀다면!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이 되면 자기 부동산을 해당 지역 주민에게 내놓는 법안을 만든다면! 국민 세금으로 고액 월급과 평생연금의 예우를 받으니 그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자들이라면 그 정도 성심은 있어야 하지 않나. 비노바 바베가 주도했던 ‘토지헌납운동’ 같은 게 저마다 ‘애국자’라 자칭하는 정부 요직자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면! 그 정도는 돼야 이 썩을 대로 썩은 부패공화국의 ‘대개조’에 시금석이 되지 않겠나. 왼쪽 주머니에서 꺼내 보여주고 오른쪽 주머니로 되가져가는 얄팍한 기부 말고 말이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국회의원질’을 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도둑 중에 제일 큰 도둑이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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