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났다. 개선점이 많다. 고령 유권자 중엔 여러 장의 종이가 두려운 분들이 많다. ‘어르신’들의 투표용지는 모조리 1번이 되기 십상이다. 누구를 왜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가 진행되지 못한데다, 이 많은 빈칸의 식별이 너무 어렵다. 게다가 농촌지역엔 글을 모르는 어른들도 많다.
다른 건 차치하고, 여태도 내가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 있다. 교육감선거에서 청소년이 제외되는 난센스 말이다. 자신들의 삶을 결정지을 행정가를 뽑는데 당사자들에게 투표권이 없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중학생 연령이 선거권을 갖기에 너무 어리다면 일단 양보하겠다. 하지만 고등학생은 자신의 안목과 판단으로 교육감을 뽑기에 충분하고도 넘친다. 교육에 관해 아무 관심 없는 고령의 유권자 표를 고등학생 표로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교육정책의 당사자인 십대들이 선거권을 가져야 교육 현장이 진짜로 변한다. 어떤 교육을 원하는지 십대들에게 물어야 한다. 학교의 주인이 행복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영영 불행하다. 조기교육이 경쟁교육의 동의어이고 학교가 학원의 유의어인 불행한 나라의 아이들이 언제까지 희망 없는 어른들 세계의 볼모로 잡혀 있어야 하나. 자신들이 원하는 학교를 꿈꾸며 토론하고 교육감 후보자를 광장에 불러 정책질의를 하고 논의하는 아이들 모습을 떠올려본다. 선거 과정 자체가 인문사회학적 소양의 개발과 민주주의 학습 과정이 되는 축제 같은 교육감선거. 그날이 오길 기다린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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