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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선우의 빨강] 교육감

등록 2014-06-02 18:33

김선우 시인·소설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 조희연씨의 <병든 사회, 아픈 교육>이라는 책과 고승덕씨의 <주식 실전 포인트>라는 책을 나란히 떠올려본다. 그리고 웃는다. 이들이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 이들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확연하게 드러난다. 돈 잘 버는 법을 가르쳐주는 변호사가 느닷없이 교육감 후보라니 아마도 ‘교육감’이 무엇을 해야 하는 자리인지를 모르는 것 같다. 권력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려는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겠다.

내가 사는 강원도의 교육감은 민병희씨다. 나는 이십여년 전 대학 재학 시절 민병희 ‘선생님’을 처음 보았다. 그때부터 그분은 이미 청소년들에 대한 사랑과 참교육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진짜 선생님’이었다. 세월호 참사에 시국성명서를 낸 교사들을 적발해 중징계하라는 정부의 엄포에 강원도교육청은 가장 먼저 ‘말도 안 돼. 우리 교사들은 못 건드려!’라고 제동을 걸었다. 민병희 교육감이 강원도민의 신뢰를 받는 이유는 그의 교육정책의 질과 방향에서 학생이 누구이며 교사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뽑을 사람이 없어 투표하러 가기 싫다는 지인들에게 말한다. “그 맘 잘 아는데 교육감 선거는 꼭 해야 해!”라고. 무도하고 파렴치한 권력이 득세할수록 아이들을 잘 지켜내야 한다. 모든 것이 망가진 폐허 위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학교를 짓는 이유는 사람이 사람의 미래임을 알기 때문일 터이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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