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콩트에서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삼았던 이력이 문제가 돼 개막식 하루 전날 해임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막식 쇼 디렉터 고바야시 겐타로. AP 연합뉴스
23일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개막식 연출 담당자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학살) 희화화 이력 때문에 해임됐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22일 개·폐막식 ‘쇼 디렉터’ 고바야시 겐타로(48)를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고바야시는 ‘라멘즈’라는 개그맨 콤비로 활동하던 시절인 1998년 콩트에서 “유대인 대량학살 놀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콩트 동영상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돼 비판을 받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유대인 인권단체인 ‘사이먼비젠탈센터’는 21일(현지시각) “아무리 창조성이 있다 하더라도 나치에 학살당한 희생자를 비웃을 권리는 없다”며 “이런 인물이 도쿄올림픽에 관여하는 것은 600만 유대인(희생자)의 기억에 대한 모욕”이라는 항의 성명을 냈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개막식이 목전에 다가왔는데 이런 사태가 일어나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식 관련 인물에 대해서는 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도쿄올림픽 개·폐막식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사사키 히로시가 유명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연출을 제안했던 일이 드러나 사퇴했다. 지난 19일에는 학창시절 장애인에 대한 학교폭력을 자랑하는 인터뷰를 했던 도쿄올림픽 음악 작곡 담당자 오야마다 게이고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퇴했다. 하루 뒤인 20일 도쿄올림픽조직위가 마련한 문화행사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그림책 작가 노부미가 학창시절 교사를 괴롭히고 협박한 이력이 문제가 돼 사퇴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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