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춤판…G8 정상회담은 ‘봉숭아학당’?
부시,오찬중 블레어 면박
주요8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본심을 드러내는 잇따른 실수를 저질러 입길에 오르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18일 실무오찬에서 비속어를 쓰는가 하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면박을 일삼았다. 부시와 블레어의 대화는 마이크를 끄지 않는 바람에 미국 <스카이 텔레비전>에 그대로 중계됐다. 녹취록을 보면, 부시 대통령은 “어이(Yo), 블레어”라며 인삿말을 건넨다. ‘미스터’ 대신 이렇게 부른 것을 친근감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어진 대화는 ‘부시의 푸들’이라는 별명을 얻은 블레어 총리의 수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마이크 안 꺼 TV로 생중계
블레어 총리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논의하며 “현재 상황이 어떤지 한 번 봤으면 아주 좋겠다”고 자신의 중동 방문 의사를 타진한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콘디(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가 곧 갈 것”이라며 퇴짜를 놓는다. 블레어 총리가 거듭 ‘허락’을 원하는 태도를 보이자, 부시 대통령은 “콘디에게 당신의 제안을 말해 뒀다”며 더 이상 매달리지 말라는 투로 나온다. 부시 대통령은 “해야 할 일은 시리아가 헤즈볼라에게 이 빌어먹을(shit) 일을 중단시키게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계속되던 대화는 블레어 총리가 마이크가 켜진 것을 알아채고 끄는 바람에 더 이상 새어나오지 않았다.
부시 “빌어먹을…” 목청 영국 언론들은 둘의 대화를 대서특필하며, 스웨터까지 손수 골라 부시 대통령에게 선물하고도 총리가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시각으로 보도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누가 보스인지 드러났다”고 평했다. 미·영 정상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망신주려다 ‘본전’도 못찾고 말았다. 부시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은 러시아가 이라크와 같은 민주적 제도를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푸틴 대통령한테 말해줬다”고 말했다. 심기가 불편해진 푸틴 대통령은 “솔직히, 우리는 이라크와 같은 종류의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 게 확실하다”고 되받아,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푸틴 대통령은 블레어 총리가 러시아의 민주주의에 우려를 나타낸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레비 경의 경우를 포함해 부패와의 싸움에 관한 영국의 경험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노동당 정치자금 모집책임자이자 블레어 총리의 최측근인 마이클 레비가 의원 직을 판 혐의로 최근 체포된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블레어 총리의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지도자들에게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얼버무렸다. 고이즈미는 만찬 중 춤춰 튀는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15일 비공식 만찬 도중 러시아 민요가 흘러 나오자 갑자기 무대로 올라가 춤을 췄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에서도 그랬고 멤피스에서도 그랬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언제나 ‘좌중을 지배한다’”며 “고이즈미 총리, 좀 얌전히 계시는게 좋겠소”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고이즈미 총리도 “부시 대통령도 같이 추지 않았느냐”고 맞받아쳐 좌중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부시 “빌어먹을…” 목청 영국 언론들은 둘의 대화를 대서특필하며, 스웨터까지 손수 골라 부시 대통령에게 선물하고도 총리가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시각으로 보도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누가 보스인지 드러났다”고 평했다. 미·영 정상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망신주려다 ‘본전’도 못찾고 말았다. 부시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은 러시아가 이라크와 같은 민주적 제도를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푸틴 대통령한테 말해줬다”고 말했다. 심기가 불편해진 푸틴 대통령은 “솔직히, 우리는 이라크와 같은 종류의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 게 확실하다”고 되받아,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푸틴 대통령은 블레어 총리가 러시아의 민주주의에 우려를 나타낸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레비 경의 경우를 포함해 부패와의 싸움에 관한 영국의 경험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노동당 정치자금 모집책임자이자 블레어 총리의 최측근인 마이클 레비가 의원 직을 판 혐의로 최근 체포된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블레어 총리의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지도자들에게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얼버무렸다. 고이즈미는 만찬 중 춤춰 튀는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15일 비공식 만찬 도중 러시아 민요가 흘러 나오자 갑자기 무대로 올라가 춤을 췄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에서도 그랬고 멤피스에서도 그랬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언제나 ‘좌중을 지배한다’”며 “고이즈미 총리, 좀 얌전히 계시는게 좋겠소”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고이즈미 총리도 “부시 대통령도 같이 추지 않았느냐”고 맞받아쳐 좌중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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