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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Stop Asian Hate

등록 2021-03-28 15:49수정 2021-03-28 20:17

27일 ‘전국 행동의 날’ 맞아 한인타운과 도심 곳곳 수천명 집회·행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27일(현지시각) 열린 반아시안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전국 행동의 날’에 참가한 시위대가 ‘아시안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철호 통신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27일(현지시각) 열린 반아시안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전국 행동의 날’에 참가한 시위대가 ‘아시안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철호 통신원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지난 16일 벌어진 연쇄 총격 사건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에서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는 27일 오전 40여개 한인단체와 마크 리들리 토머스 시의원, 미겔 산티아고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주최로 ‘전국 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아시아계 등 2천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아시안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Stop Asian Hate)’는 손팻말을 들고, 같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나눠주며 중심가인 올림픽대로를 행진했다.

한인 어린이와 청년들도 대거 참여했지만, 최근 아시안 증오범죄의 주요 피해자인 노인층의 참여도 눈에 띄게 많았다. 오은영(73)씨는 “애틀란타에서 끔찍한 사건까지 벌어졌는데,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 동안 한인들이 세금은 꼬박꼬박 내면서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을 반성하고,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계 연방 하원의원인 주디 추 의원은 연설에서 “아시안에 대한 혐오범죄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연방의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한인타운 집회에는 중국·베트남·타이 등 아시아계와 흑인, 히스패닉은 물론 백인들도 여럿 참석해 연대의 힘을 모았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재학중인 20대 백인 여성 조이는 “주변에 한인을 포함해 아시아계 친구들이 많은데, 최근 아시안 증오범죄를 보면서 내 친구와 그 가족들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다”고 울먹이며 “미국사회의 인종차별은 뿌리가 깊어 쉬운 해결책은 없다고 보지만,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이 계속 되어야 하고, 소수계가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0대 백인 여성 펠리시아 로젠필드는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 현상이 갈 데까지 간 느낌”이라며 “더 이상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60대 백인 남성도 “미국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국가여야 하는데, 애틀란타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27일(현지시각) 열린 반아시안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전국 행동의 날’에 참가한 시위대가 ‘아시안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철호 통신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27일(현지시각) 열린 반아시안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전국 행동의 날’에 참가한 시위대가 ‘아시안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철호 통신원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이날 한인타운뿐 아니라 웨스트 할리우드, 샌타모니카 대로 등 도심 곳곳에서 전국 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는 같은 시각 ‘전쟁을 멈추고 인종차별을 끝내기 위해 지금 행동하라’(ANSWER coalision) 등의 주최로 열린 집회에 1천여명이 모여들었다. 상당수가 중국계였던 이곳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가 연대할 때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흑인 패트릭 휴 목사는 “백인 우월주의에 기반한 시스템을 부수기 위해 모든 소수계가 연대하고, 모두가 싸워야한다”며 “어느 인종도, 어느 누구도 다른 누구보다 우월하다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반아시안 증오범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위안부·독도 운동을 벌여온 김진덕·정경식재단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한인회들, 중국계 미국인 중심의 위안부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는 이날 ‘애틀랜타 총격 사건 피해자 추모식 및 아시안 인권을 위한 평화 시위·행진' 행사를 개최했다. 이들은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인종차별 반대, 성차별 반대, 폭력을 멈춰라”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로스앤젤레스/ 이철호 통신원,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시민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27일(현지시각) ‘전쟁을 멈추고 인종차별을 끝내기 위해 지금 행동하라’(ANSWER coalision) 등의 주최로 아시안 인종차별·증오범죄 근절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철호 통신원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시민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27일(현지시각) ‘전쟁을 멈추고 인종차별을 끝내기 위해 지금 행동하라’(ANSWER coalision) 등의 주최로 아시안 인종차별·증오범죄 근절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이철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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