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성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인공위성에서 찍어 전송한 4일 폭발 이후 베이루트 항구의 모습. 가운데 웅푹 패인 타원형 웅덩이가 애초 폭발물을 보관했던 공장 자리로 추정된다. 부근 창고들도 대부분 뼈대만 남기고 사라졌다. 베이루트/EPA 연합뉴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초대형 폭발 참사로 베이루트항에는 축구장보다 큰 지름 124m의 거대한 분화구가 생겼다.
5일 민간인공위성 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베이루트 항구의 바닷물과 맞닿은 창고 부지에 거대한 타원형 웅덩이가 파인 것을 볼 수 있다. 애초 창고가 있던 자리인데, 폭발로 인해 부지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이 창고에 2014년 레바논 당국이 압수한 질산암모늄 2750t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웅덩이의 지름은 124m에 달한다고 <시엔엔>(CNN) 방송은 전했다. 길이 100~120m에 이르는 축구장보다 더 크다.
분화구 근처에 있던 창고들은 대부분 뼈대 일부만 남기고 사라졌다. 분화구 맞은 편에 있던 높은 창고는 4분의 3가량 파괴되고 한 쪽 벽면만 남았다.
5월31일 위성에서 찍은 베이루트항 모습. 가운데 빨간 타원 부분이 이번 폭발로 웅덩이가 생긴 지점이다. 베이루트/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폭발로 인한 충격파로 10㎞ 떨어진 건물의 유리창이 깨졌고, 베이루트에서 약 240㎞ 떨어진 지중해 국가 키프로스에서는 규모 3.3의 지진이 감지됐다.
폭발 참사의 원인으로는 질산암모늄이 지목되고 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질산암모늄 2750t이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비료 원료이면서 폭약 원료로도 쓰이는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거나 고온 또는 밀폐된 곳에 보관할 경우 폭발할 수 있다.
이날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베이루트 폭발로 사망자가 135명, 부상자가 약 5천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산 장관은 아직 수십명이 실종 상태라고 덧붙였다.
레바논 당국은 이번 폭발로 피해액이 100억~150억 달러(12조~18조원)에 이르고, 이재민이 30만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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