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상공에 이스라엘군이 뿌린 ''대피'' 전단지가 날리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수일 내로 대규모 작전을 벌일 것이라며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나 하마스는 ''선전전''에 넘어가지 말라며 피란을 막아섰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침공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제사회는 민간인 피해 등 큰 우려를 드러냈다.
1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2일 자정께 가자지구 주민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여명에게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군 병력을 가자지구 주변에 집중시켰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는 군사작전이 벌어질 구역이다. 지도에서 볼 때 와디 가자 이남 지역으로 이동하라”며 “당신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떨어져라. 며칠 내 가자시티에서 지속적으로 대규모 군사작전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유엔(UN)은 주민들이 24시간 안에 대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날 0시 직전에 통보받았다며, 실제 대피한 주민은 수만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이같은 움직임에 국제사회는 큰 우려를 보였다. 대피 시한이 촉박해 미처 피하지 못한 민간인들이 교전으로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은 이스라엘에 이주 명령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며 민간인 보호를 주장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필시 인도주의적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비극을 재앙으로 바꿀 수 있는 조치”라고 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가자지구의 무제한적 파괴가 끔찍한 테러 때문에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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