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방공호에서 주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펑파이신문 웨이보 갈무리
중국이 섭씨 40도를 넘는 역사적 폭염 탓에 방공호를 주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게 개방했다.
1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를 보면, 후베이성 우한은 방공호 2곳을 하루 12시간씩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고, 9월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저장성 항저우는 최대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공호 6곳을 개방했다. 항저우 시는 이곳에서 무료로 물과 전기,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응급약도 마련해 놓고 있다.
우한, 항저우 외에 산시성 시안과 장쑤성 난징도 주민들에게 방공호를 개방했다. 공습에 대비해 만든 방공호는 바깥보다 온도가 10도 정도 낮아, 학생들이 더위를 피해 공부하거나 노인들이 장기를 두는 등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산둥성 등 북방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이 지속되면서 이 일대 고온일수(최고기온 35도 이상)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상 고온은 전국으로 확산돼 13일 기준 43개 지역에 고온경보가 발령됐다.
중국 기상국은 앞으로 열흘 동안 양쯔강 남부 지역과 신장 지역, 간쑤성, 네이멍구 서부 등에서 35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신장과 네이멍구 서부 지역은 최고 41~42도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그룹 발표를 보면, 지난 10일 중국의 일일 총발전량은 40억9천만㎾h(킬로와트시)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는데, 이전 최고치보다 4천만㎾h 증가한 것이다.
전력난으로 인한 정전으로 동물들의 대규모 폐사도 나타나고 있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는 최근 심야 정전으로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 462마리가 폐사했고, 후베이성 쑤이저우의 한 양계장에서는 4000여 마리의 닭이 죽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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