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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세계 기온 또 사상 최고…“엘니뇨로 더 극단적 상승”

등록 2023-07-11 11:20수정 2023-07-11 19:27

세계기상기구 “7월7일 평균기온 17.24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10일(현지시각) 젊은 여성들이 판테온 근처에 있는 분수에 손을 담근 채 서 있다. 로마/로이터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10일(현지시각) 젊은 여성들이 판테온 근처에 있는 분수에 손을 담근 채 서 있다. 로마/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평균기온이 7월 초에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유럽은 이상 폭염, 인도 등 아시아와 미국 일부에선 물난리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폭염으로 유럽에서 6만1천명이 숨졌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올해 세계적인 폭염으로 생명을 잃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0일(현지시각) 누리집에 올린 세계 평균기온 잠정 분석에서 “7월 초의 일일 평균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달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일본기상청의 ‘제3차 장기 재분석’(JRA-3Q·1947년 이후 현재까지의 기후 분석) 자료에 근거한 기상기구의 잠정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일 세계 평균기온이 17.23℃를 기록한 데 이어 7일에는 17.24℃로 상승했다. 이는 사상 최고였던 지난 2016년 8월16일의 16.94℃보다 0.3℃ 높은 것이다.

기상기구의 기후 서비스 책임자 크리스토퍼 휴잇 교수는 “6월과 7월 초의 이례적인 고온은 엘니뇨 현상(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 상승 현상)의 발달에 따른 것”이라며 그로 인해 “육지와 바다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더 극단적인 기온 상승과 바다의 열 폭풍을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있으며, 엘니뇨의 영향이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 6월의 기온은 1991~2020년 평균치보다 0.5℃ 높았으며, 이는 2019년 6월의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세계 일일 평균 기온 추이. 주황색이 2023년. 파란색은 2016년, 회색은 1991∼2020년 평균. 세계기상기구 자료 갈무리
전세계 일일 평균 기온 추이. 주황색이 2023년. 파란색은 2016년, 회색은 1991∼2020년 평균. 세계기상기구 자료 갈무리

기상기구는 이상 고온 여파로 6월 남극해의 빙하가 과거 평균치보다 17% 가량 줄면서, 역사상 가장 적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위성 관측 결과, 6월에 남극해에서 녹아내린 빙하는 260㎢ 규모였다. 기상기구의 기후 관측 책임자 오마르 바도르 박사는 “이는 정말로 극적인 빙하 감소”라고 말했다.

엘니뇨 현상이 발달하면서 유럽 지중해 주변에는 극단적인 폭염, 인도 등 아시아와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물난리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페인·프랑스·독일 등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일 이탈리아의 기온은 유럽 사상 최고 기온에 근접할 것으로 예보됐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온이 40℃를 넘어서고, 지중해의 섬 지역인 시칠리아·사르데냐의 기온은 47~48℃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관측된 최고 기온은 지난 2021년 8월11일 시칠리아의 폴로리댜에서 관측된 48.8℃였다. 스페인 남부 일부 지역의 기온도 44℃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그밖에 프랑스·독일·폴란드에도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도, 일본 남서부, 중국, 튀르키예(터키), 미국 동부 등에서는 물난리가 이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인도에서는 폭우와 산사태로 사흘 동안 15명이 숨졌고, 뉴델리에서는 학교들이 휴교했다. 북서부 펀자브 지역의 베아스강도 범람했다. 이 여파로 인도의 토마토 가격이 평소보다 400% 폭등하면서 주민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각각의 지역에서 동시에 폭우가 쏟아지는 것을 별개 사건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수분을 잔뜩 머금은 대기가 뜨거워지면서 나타나는 이상 폭우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립 기상서비스의 기후학자 로드니 윈은 “68℉(20℃) 상태에서는 50℉(10℃) 때보다 물기가 두배 많다”며 대기 기온이 올라갈수록 이상 폭우의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 보건 연구소’ 등의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 의학>에 실은 논문에서 유럽이 가장 더웠던 지난해 여름(5월30일~9월4일) 동안 더위 때문에 숨진 이가 6만1672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더위가 가장 심했던 7월18~24일에만 1만1637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했고, 중부·남부 유럽의 인명 피해가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나라별로는 이탈리아(1만8010명), 스페인(1만1324명), 독일(8173명)에서 사망자가 많았다. 인구 대비 사망자 규모로는 이탈리아(100만명당 295명), 그리스(280명), 스페인(237명), 포르투갈(211명) 등의 순이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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